北 ‘7인의 전쟁노병’ 소개…‘애국운동’ 독려

▲지원된 비료를 신의주 주민들이 차에 싣고있다. ⓒ데일리NK

북한 당국이 농업생산에 부족한 비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체비료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양강도 김정숙군에 사는 7명의 전쟁 노병들의 이야기가 모범사례로 뽑혀 각종 강연회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데일리NK와 통화한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달 27일에 열린 도당 간부 강연회에서 ‘흑보산 비료 생산’ 문제를 가지고 도당 책임비서 김히택이 직접 강연을 했다”면서 “강연 도중에 김정숙군에서 있었던 7명의 (전쟁)노병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많은 간부들이 숙연한 분위기에 이 사례를 경청했다”고 전했다.

‘흑보산비료’는 일반 부식토 1톤당 질소비료 50kg, 유기질 거름 200kg을 섞어 40일 정도 발효시킨 것인데 북한 당국은 이렇게 발효시킨 부식토가 일반 부식토에 비해 비료효과가 30배 이상 높다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도당 책임비서가 직접 나와 강연을 진행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이날 도당 회의실은 모처럼 난방을 돌려 동복을 벗을 정도로 온기가 돌았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강연은 대체비료 문제로 북한 당국이 관심을 돌리고 있는 ‘흑보산 비료’ 생산을 공업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데 대한 내용이었다. 강연에서 김 책임비서는 최근 양강도 김정숙군에서 7명의 전쟁노병들이 2백톤 이상의 ‘흑보산비료’를 생산하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부업지까지 모두 나라에 바친 사실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 노병들은 지난 ‘고난의 행군’시기 식량공급이 끊기자 집단으로 산에 올라 뙈기밭을 만들어 목숨을 부지했고, 해마다 밭 면적을 늘여나가는 과정에 ‘신파(김정숙군)지주놈’라고 불릴 만큼 적지 않은 땅을 보유하게 됐다고 한다.

이들이 무단으로 국가 산림을 경작지로 개관한데 대해 여러 차례 사법당국의 경고가 있었지만 전쟁노병들이라는 지위와 국가가 이들에게 배급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때문에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3일 각 도별로 진행된 ‘혁명가유자녀대회’에 참석해 ‘국가 공로자들에 대해서만 특별히 배급을 줄 것’이라는 당국의 지시를 접수, 실제 배급이 나오자 최근 자발적으로 토지를 국가에 반납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 노병들이 ‘당에서 우리를 특별히 생각해 주는데 우리도 당의 신임에 보답을 해야 하지 않겠냐’며 ‘그동안 나라의 땅을 가지고 농사를 지어먹었는데 어떻게 보상도 없이 그대로 돌려줄 수 있겠냐?’며 스스로 ‘흑보산비료 생산’에 궐기했다”고 전했다.

이들 노병들은 겨우내 산에서 살면서 주변 산림에서 부식토를 모아 2백여 톤에 달하는 ‘흑보산비료’를 만들었고 이렇게 만들어진 ‘비료’들을 모두 당국에 바쳤다고 한다.

이 과정에 이병기라는 이름의 노병은 병폐한 몸임에도 고된 노동을 자초하다가 결국 밭에서 사망했다고 북한 당국은 선전하고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북한 당국은 ‘여든에 가까운 노병들이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비료를 만들고 소중히 아끼던 땅까지 당국에 바쳤다’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애국열기’를 불러일으키는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 노병들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김정숙군 청년들과 가두여성들이 자체로 ‘생산돌격대’를 조직해 ‘흑보산비료’ 생산에 떨쳐나섰다”며 “도당에서는 이들의 모범을 도안의 모든 군들에 대중운동으로 확대할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이들 전쟁 노병들의 소식을 전해들은 주민들은 배급 받는 사람들이나 하는 소리라며, 우리에게도 배급을 꼬박꼬박 주면 부식토 몇십톤도 바칠 수 있다고 말한다는 것.

소식통은 “일부 사람들이 올해 산림조성문제로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밭들을 모두 회수하는 실정에서 이들(전쟁노병)이 ‘앞장치기(선수치기)를 했다’고 뒷소리들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전쟁 대피훈련이나 하고 귀찮은데 이번 일로 ‘개인이나 세대별로 흑보산비료 생산과제’가 떨어지지 않을까 모두 걱정들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이명박 정부 들어 6·15와 10·4선언 불이행을 이유로 남측의 비료지원을 포함한 정부간 대화 요구를 거절하고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북한 당국은 지난해부터 주민들에게 퇴비 증산 운동을 독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