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말 공표한 6·28방침(우리식의 새로운 경제관리 체제를 확립할 데 대하여)을 놓고 주민들 사이에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28방침이 개혁개방으로 이어질 것을 희망하는 주민들이 ‘베트남식’ ‘중국식’ 등 구체적인 용어까지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9일 “김정은 동지의 지시와 중앙당 간부들을 해외연수, 중국에 노동자 파견 등의 굵직한 경제 관련 사업들이 잇달아 진행되자 주민들 사이에서 개방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때보다 커져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최근 간부들 뿐 아니라 일반 백성들까지 개혁개방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장군님(김정일) 살아계실 때는 ‘개방’이라는 말 자체를 입에 올릴 수 없었던 것과는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금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중국식으로 가야하나, 베트남 식으로 가야하냐가 주요 관심사다. 최근 15년간 김정일의 방중, 탈북, 중국과의 교류 등을 통해 중국 개혁개방 성공 사실은 일반 주민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난해 초 각 도(道) 당 간부들에게 ‘베트남식 경제방식도 연구해보라’는 중앙당 지시가 전달되면서 베트남의 개혁개방에 대해서도 부분적으로 내부에 전해졌다.
북한 주민들은 ‘윁남식(베트남식) 개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베트남식 개혁개방에 특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중국은 경제관료들의 권한을 대폭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했지만, 베트남의 경우 당 간부들이 당사업 차원에서 직접 경제개혁을 주도했다는 것이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솔직히 백성들이 베트남이 어떻게 됐는지도 잘 모르면서 ‘윁남식’을 떠드는 것은 경제문제도 당조직이 직접 주도했기 때문에 속도전으로 처리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성장속도’가 주요 관심사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번 6·28 방침이 국가차원에서 개혁개방으로 이어질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그는 “(개혁개방을) 한다고 한게 벌써 수 십 년이 지났지만 실제로 된 것은 없지 않냐”고 말했다.
한편, 리영호 숙청과 관련해 소식통은 “방송, 보도에서는 김정은 동지가 원수가 되신 일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리영호 소식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면서 “특히 지금은 온통 관심이 경제문제에 쏠려 있기 때문에 리영호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은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