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28방침’ 성공할까?…”이것 없인 불가능”

김정은 체제가 ‘6·28방침’ 등 농업개혁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그 성공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당국은 현재 협동농장의 분조를 4~6명 수준으로 축소하고 국가가 생산물을 시장 가격으로 매입하는 조치를 시험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국가가 제시한 목표 생산량 이내에서는 국가가 70%, 농장원이 30%를 가져가도록 하고, 목표량을 초과할 경우 전량을 농장원들이 갖게 하는 조치도 포함됐다.


그러나 북한의 과거 농업 개선 조치를 경험했던 탈북자들은 개인 농사를 허용하지 않는 한 이러한 농업개혁은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농지·생산물·생산 설비의 소유는 ‘개인’이 아닌 ‘집단’이기 때문에 분조원들의 책임감과 의욕이 떨어져 개혁의 성과가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과거 북한 당국은 집단영농과 영농자재 부족 등으로 인한 농업생산성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수차례 농업관련 개혁정책을 내놨다. 1996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진행된 농업 정책의 내용은 최근 북한이 준비중인 ‘6·28방침’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이번 농업개혁은 효율성 제고와 개인의 적극성을 유도하기 위해 개인에게 돌아가는 몫이 과거 보다 많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시 주요 골자는 ▲분조규모의 축소 및 우대제 적용 ▲생산계획의 하향조절 ▲초과분 자유처분권 인정 ▲국가수매량 축소 등이었지만 2005년 10월 배급제 정상화 조치 등으로 유명무실해졌다. 농업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개선조치는 꾸준히 진행됐지만 집단농경을 기초로 개선 조치가 이뤄져 효과를 보기 어려웠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북한농업과학원 출신 탈북자 이민복 씨는 데일리NK에 “분조장·작업반장까지 해봤지만 집단영농으로 생산량을 늘린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분조원들은 겉으로 보면 항상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결과를 보면 생산량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적당히 일하고 자기 몫만 챙겨가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번 조치도 실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어떤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해도 집단영농에 참여하는 분조원들의 책임의식이 결여돼있기 때문에 생산량 증대를 바랄 수 없다”면서 “북한에서 진정한 농업개혁을 이루려면 농경지와 생산물, 생산설비에 대해 철저한 사유화가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권태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현재까지 나온 북한의 개혁조치를 보면 협동농장 생산물에 대한 분조원들의 권리는 일부 허용하면서도 농민들의 ‘개인농’은 철저하게 통제하는 조치”라면서 “이는 국가의 약화된 통제력을 다시 강화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 당국이 개인농을 철저하게 단속하고 집단영농에 집중하도록 유도한다면 생산량 증대라는 목표는 어느정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나, 이미 개인 이익을 중시하는 농민들을 쉽게 통제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농민들은 집단영농에는 형식적으로 참여하면서도 개인적인 이익을 확보하기 데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북한의 진정한 농업개혁을 위해서는 가정·개인 농경체제로 나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북한에 중국식 농업 개혁을 주문했다. 중국의 경우 개별 농가에게 토지 이용권과 더불어 생산 및 경영권의 이양, 농업 생산물의 자율 판매권까지 부여하면서 1980년대 중반, 식량문제를 해결했다.


권 연구위원은 “사유화가 빨리 진행될수록 국가의 발전속도가 빠르다”면서 “북한은 중국식 농업개혁모델을 따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조언했다. 


◆개인농이란?


개인농이란 생산수단의 개인소유에 기초해 경작을 하며 생산물에 대한 소유권을 지니는 농민을 지칭한다. 북한에서는 협동농장에서 분조(소규모 그룹)를 이루어 집단 농경을 하고 있으며 생산물에 대해서는 국가에 상납하고 남은 몫을 분조원들이 나누어 소유하기 때문에 개인농이라고 할 수 없다.


◆중국의 농업개혁


중국공산당은 1978년 12월 제11기 3중전회에서 개혁·개방과 관련된 조치를 처음 발표하면서 각종의 (민간)생산책임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1978년부터 시작된 개혁을 통해 국가가 주요 농산물들을 일괄구입하여 일괄판매하던 농산물유통관리 정책을 탈피하게 된다.


이후 중국은 ▲농산품 가격의 시장화 시작 ▲중국 당국의 식품 배급제 포기 ▲토지 사용 권리의 연장(15년→30년) ▲농가에 생산물 처분권 제공 ▲생산 수단의 사유화 ▲행정부문·농공업 생산부문 등을 사회주의 방식으로 총괄하던 ‘인민공사’ 해체 등을 통해 식량문제를 해결했다.


◆베트남의 농업개혁


베트남은 1988년 ‘정치국 결의 제10호’를 통해 ▲생산자 이익추구를 합법적으로 인정할 것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확대하고 새로운 형태의 농촌경제를 발전시킬 것 ▲자급자족적 농업에서 상업적 농업체제로 전환할 것 ▲농가를 독립적인 계약단위로 할 것 ▲다양한 형태의 경영주체를 육성할 것 등을 골자로 하는 개혁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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