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자 임하면 금융 풀어줄지 궁금해했다”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 것 만으로 미국이 금융제재를 풀어줄 것인지를 가장 궁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21일 윤이상음악회 참가를 위해 북한을 방문, 이종혁 조선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주요 인사들을 만난 박 총장은 2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측은 자신들이 6자회담 테이블에 돌아가는 것 만으로 미국이 금융제재를 해제해 줄 것인가, 핵문제가 가닥 잡힐 때까지 목을 죌 것인가를 궁금해 했다”면서 “그 만큼 미국을 불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낸 박재규(朴在圭) 경남대학교 총장은 “북한이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대북 특사에게 전달한 것은 미국이 먼저 금융제재 해제 의사를 밝히라는 것으로 기존 입장에서 변한 것이 없으며 미국의 진의를 알아보고 싶어할 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추가 핵실험에 대해서는 ‘현재로는 준비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핵문제를 놓고 미국이나 일본이 유엔 안보리 이름으로 더 강한 제재를 가해 목을 죈다면 더 강하게 대응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면서도 ‘미국과 대화로 풀기를 바란다’는 북측 인사들의 전언이 있었고 말했다.

이번에 박 총장이 만난 인사들 중 이 부위원장의 경우는 지난 8월 림동옥 통일전선부장 사망 이후 사실상 대남정책관련 최고 실무책임자라는 점에서 북측 인사들의 전언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총장은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체제에 대해서는 “북한 경제가 그동안 어려웠고 설상가상으로 유엔 안보리 제재를 받고 있어 곧 붕괴되는 것 아닌가, 친중 군부에 의한 쿠데타가 발생하는 것 아닌가 하는 얘기가 있으나 하나의 설에 불과하다”면서 “1998년 이후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 빼고는 아주 단단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으로 북측에 건네진 돈의 쓰임에 대해 “북측 인사들은 인건비나 시설비에 들어가고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쓰고 있다”면서 “대화를 나눈 사람들은 그 정도로 얘기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국민의 정부시절 햇볕정책 주무장관이었던 그는 “북한 미사일-핵실험 등을 경험하면서 대북정책 수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전체 정책에 대안이 안 나오는 한 지금 일시적으로 비난받겠지만 그대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햇볕정책 `유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박 총장은 “대안이 없으면서 중단하자는 것은 냉전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와 함께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목적이 아닌, 북핵문제 해결이나 남북관계 발전에 필요하다면 특사 파견 또는 정상회담도 해야 한다”면서 “양측 정부가 국익을 위해, 임박한 문제 해결 위해 필요성을 함께 느낀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측이 지금 제일 중요하게 느끼는 것은 핵문제이고 미국과 샅바 잡고 모든 것을 쏟는 시점이라서 우선 순위에서는 밀려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식량난에 대해서는 “유엔 제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남측과 미국·일본 등의 지원이 중단되고 2-3년 이상 오래간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1-2년 정도 시간을 정해놓고 본다면 체제 위기를 맞을 만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의 대(對) 중국·러시아 관계에 대해서도 “북한의 핵은 체제 생존 문제와 직결돼 있어 해결 전까지 중·러와 마찰이 있을 수 있으나 양국은 극단적인 관계악화를 바라지는 않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은 대북 무기수출이나 핵기술 이전 등은 안보리 결의에 따르겠지만 생필품이나 에너지 지원은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장은 아울러 “북측이 미사일 발사 이후 쌀·비료 지원 중단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하는 표정이었지만 홍수피해 복구 지원의 경우는 남쪽이 먼저 보내겠다고 해놓고 핵실험 이후 지원을 중단한 점에 대해서는 섭섭하다는 입장이었다”고 북측의 분위기를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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