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자회담 어떤 입장 보일까

북한이 9일부터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제5차 6자회담에서 어떠한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그동안 북측과 협의를 가졌던 중국 등의 반응으로 미뤄볼 때 9.19공동성명에 기초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수행해 방북했던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한이 공약(공동성명)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며 북.중 정상이 5차 6자회담에서 새로운 진전을 만들어낼 것을 확신했다고 전했다.

중국측의 이 같은 언급은 이번 6자회담에 대해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5차 6자회담에서 전문가그룹 구성을 제의할 것이라고 말해 이 부분에 대해 북측과 교감이 이뤄진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공동성명을 통해 핵문제, 북-미.일 관계정상화, 경제지원 등 다양한 원칙에 합의한 만큼 구체적인 일정과 기술적인 문제를 논의할 후속실무협상이 필요한 상황에서 북측도 이행을 위한 단계에 들어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북한은 최근들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동성명의 이행을 강조하고 있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조셉 디트러니 미 국무부 대북협상대사도 지난 2일 “모든 징후로 봐 북한이 움직일 준비가 돼 있는 것 같다”며 “실무그룹회의를 세분화하는 방안도 이번 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공동성명 발표 이후 미국의 대북태도에 대해 ’따질 것은 따지겠다’는 입장도 함께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달 24일 5차 6자회담 참가입장을 밝히면서 “미국은 베이징 공동성명 발표 이후 지난 1개월 남짓한 기간에 성명정신에 어긋나는 말과 행동을 해대고 있다”며 “공동성명이 나오기 전보다 험악한 사태를 빚어내고 있는 미국의 책임을 따지고 계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미국은 북한이 핵과 핵프로그램을 폐기한 연후에 경수로 문제를 거론하기로 했다”고 말하는 4차 회담 이후 미국내에서 강조되고 있는 ’선핵포기’ 주장에 대해 북측은 불만을 표시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성명에 대해 ’행동 대 행동’의 동시행동원칙 합의로 규정하고 있는 북측의 입장에서 “북한이 핵을 먼저 포기해야 우리도 움직일 수 있다”는 미국의 논리는 불만일 수 밖에 없다.

여기에다 미 재무부의 북한 8개회사 자산동결조치, 북아일랜드 노동당 당수의 위조달러 유통 북한 공모주장 등 북한의 국가이미지를 훼손시킨 조치들에 대해서도 미국의 적극적인 해명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 상무부의 핵물질 관련 수출 통계와 한국의 통계 불일치로 빚어지고 있는 이른바 ‘사라 진 핵물질’ 사건에 대해서도 한반도 핵위협 제거라는 논리로 강하게 거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조지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다시 ’폭군’으로 지칭한 것과 관련해서도 미국의 협상태도를 문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 4월 부시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폭군’으로 지칭하자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 등을 거론하면서 6자회담 참가에 응하지 않다가 ’미스터 김정일’ 등으로 표현을 바꾸면서 회담이 재개됐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도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이번 회담에 참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공동성명의 정신을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북측이 그동안 쌓인 불만을 토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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