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자회담 앞두고 `일본 배제’ 주장할까

북한이 1일 일본당국의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탄압을 대북 주권침해행위로 규정하면서 일본의 6자회담 참가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밝히고 나섬에 따라 이 문제가 6자회담 개최에 걸림돌이 될지 주목된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일본 정리회수기구의 조총련 건물.토지 강제집행 신청을 “우리(北) 공화국에 대한 흉악한 주권침해행위”라면서 “일본이 과연 6자회담에 계속 참가해야 하겠는가에 대해 심중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본의 6자회담 참여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북한의 이같은 반응은 일단 조총련 건물.토지 강제집행 움직임 등을 조총련을 붕괴시키려는 의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외무성 대변인이 이번 사태를 미국의 금융제재에 비교하면서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데서 잘 드러난다.

그러나 이 성명은 이달 중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6자회담에서 일본을 배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기보다 6자회담의 본질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엄포성 경고’에 가깝다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조총련에 대한 탄압 수위를 그 어느 때보다 높이고 있는 일본의 행태로 미뤄볼 때 향후 열릴 6자회담에서도 종전처럼 납치문제를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13 합의 이행 및 관계정상화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의 본질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미리 강조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측이 대북 강경노선을 취하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대일 관계개선에 긍정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지난달 21일 평양을 찾았을 때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일본을 상대로 한 대화의 틀을 파괴할 생각이 없으며 환경이 갖춰지면 북일 실무회의 재개에도 응할 수 있다고 시사한 대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당시 김 부상이 일본 정리회수기구에 의한 조총련 중앙본부 건물.토지 강제집행 신청에 대해 “말 참견을 할 생각은 없다”고 밝힌 것도 6자회담에서 이 문제를 일본측에 현안으로 제기할 생각이 없음을 밝힌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결국 북한이 `외무성 대변인 성명’이라는 비중있는 창구를 내세운 것은 일본인 납치나 조총련 건물.토지 문제가 향후 6자회담 진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조총련을 `조선 공민’으로, 조총련 중앙본부를 `주일 조선대사관’으로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입을 닫고 있을 수 없었을 것이며 향후 북일관계 개선을 위한 실무회의 재개를 앞두고 조총련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강조했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와 관련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납치 문제를 철저히 조사할 것을 관련 기관에 지시하는 등 북일관계 개선 의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그동안 북한은 일본의 6자회담 참가에 수차례 반감을 표시했었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며 “이번 외무성 대변인 성명도 관계정상화를 위한 6자회담의 본질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내보낸 `엄포성 성명’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