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자회담 복귀 ‘전제’ 있나 없나

지난달 31일 북한과 미국이 6자회담 재개에 전격 합의했으나 회담 재개의 전제 조건을 놓고 양국이 상반된 주장을 펼쳐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일 “우리는 6자회담 틀 안에서 조.미 사이에 금융제재 해제문제를 논의, 해결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회담에 나가기로 하였다”면서 회담재개의 전제조건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31일 “북한은 이르면 11월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우리는 북한이 반대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금융제재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실무 메커니즘을 만든다”면서 회담의 전제조건이 없으며 단지 금융제재 문제와 관련해 실무협의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북.미 양측이 전제조건을 놓고 극명하게 의견이 갈리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양국이 표현을 달리 했지만 동일한 내용을 밝힌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곧, 양측이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합의사항을 명확하게 문서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합의 내용을 양측의 종전 입장에 어긋나지 않게 ’아전인수’식으로 해석, 발표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미국의 “6자회담은 북핵문제를 전담하는 회담이 돼야 한다”는 주장과 북한의 “금융제재 해제 없이는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없다”라는 주장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양국이 처한 절박한 사정을 감안해 6자회담 재개 문제에만 합의를 봤다는 것이다.

또 힐 차관보와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발표내용 차이는 회담 재개에 앞서 벌써 ’장외’에서 양국의 ’기싸움’이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하며, 향후 재개될 6자회담 여정이 쉽지 않은 ’험로’가 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북.미 양국은 지난해 ’9.19 북핵 공동성명’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인 성명발표 이튿날에 경수로 제공 시점을 놓고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며 공방을 벌인 적이 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전제조건을 둘러싼 이견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북.미 양측이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을 부각시키는 과정에서 합의 내용에 대한 표현을 다르게 했을 뿐”이라며 “이는 6자회담이 북미간 치열한 줄다리기의 장이 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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