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자회담 복귀시사…`택일’만 남았나

지난 6일 북-미 뉴욕접촉이후 북핵 6자회담의 재개 논의가 구체화하는 양상이다.

지난 달 13일 접촉이 있고 난 지 3주만에 이뤄진 만남에서 양국이 회담 재개를 염두에 두고 ‘속내’를 주고 받았고, 특히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성에 대한 북한의 궁금증이 두 번째의 뉴욕접촉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이제 회담일정의 ‘택일’(擇日)만 남은 게 아니냐는 다소 때이른 희망섞인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7일(워싱턴 현지시간) “날짜가 정해져야 회담이 재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날짜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현 상황을 낙관할 수 만은 없다는 얘기인 셈이다.

북미 양국은 지난 13일 뉴욕접촉 이후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와 미 국무부 간에 전화, e-메일, 팩스 등을 통해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

왕광야(王光亞) 유엔 주재 중국대사도 이례적으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미 국무부 발표에 대해 “나에겐 놀랍지 않다”며 그 사실을 확인하고, 개최 시기에 대해 “수주일 내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북 의도 뭘까 = 6일 뉴욕접촉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의사 시사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일 수도 있지만, 6자회담 일정의 택일을 염두에 둔 사전포석일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북한이 미 국무부의 실무진인 조지프 디트러니 대북협상대사와 제임스 포스터 한국과장을 자기측 사무실로 불러 그간 궁금했던 것을 확인했던 점을 감안할 때 공식 ‘통보’의 자리는 아니었지만 복귀 의사를 전하는 ‘애드벌룬 띄우기’였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10일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의 의지를 재확인할 기회가 있는 만큼 북한이 그 후 최종 결심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북한은 이미 한 차례 6자회담 복귀와 관련해 모종의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지난 달 31일 워싱턴에서 부시 미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북핵 문제의 6자회담을 통한 해결을 재확인하자 북한은 그 것을 면밀히 검토한 뒤 사흘 후인 지난 3일 ‘미스터 김정일’ 언급을 고리로 부시 대통령의 발언에 호응한 것이다.

북한의 그 같은 제스처는 2.10 핵무기 보유선언과 3.31 핵군축회담 제의, 영변 핵원자로 폐연료봉 인출 완료 등의 강경조치에 이은 첫 유화책으로 비쳤으며 곧 복귀의지를 밝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사실 부시 대통령의 ‘미스터 김정일’ 언급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북한의 그 같은 북한의 3일 반응은 6자회담 복귀를 위한 명분축적의 의도가 개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가 6일 북미 뉴욕접촉의 의미를 눈여겨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최근 부시 대통령의 ‘미스터’ 존칭에 유의한다든 지 하는 것은 나름대로 복귀 명분을 만들어가려는 시도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북한이 기존 주장을 접었다고 보기는 아직은 이르다.

지난 2월10일 이후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으로 기정사실화하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간 두 차례의 뉴욕접촉에서 ‘6자회담의 핵군축회담으로의 전환’ 주장을 제기하지 않은 듯하나, 관영매체를 통해서는 매일 이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핵무기 보유 주장이 국제사회의 공약인 한반도 비핵화에 역행한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북한이 이를 고집하는 이유는 6자회담이 지속되거나, 아니면 깨지더라도 이 주장이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 6자회담 재개 시점 언제일까 = “북한만이 안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간 세 차례의 6자회담의 개최 일정을 사실상 북한이 정했고 이번에도 북한이 키를 쥐고 있다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지금이라도 베이징(北京)을 통해 2주일 후에 나오겠다고 하면 다른 참가국들은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분위기를 전했다.

6자회담 복귀에 대한 북한의 공식적인 의지표명이 없는 현재로선 6자회담의 재개 시점을 점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단 시계열적으로 볼 때 6자회담 재개 시점은 북한의 복귀발표 이후 논의될 공산이 크다.

물론 추가적인 뉴욕 접촉을 통해 아예 일정을 확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북미간에 지속적으로 논의가 이뤄져오고 있고 북한이 지난 달 22일 외무성 대변인 발표에서 회담 복귀와 관련해 때가 되면 뉴욕접촉선을 통해 통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간 6자회담 개최일정 발표 통로로 중국과 러시아를 활용해왔다.

3차 6자회담이 작년 6월26일 폐막된 점을 감안하면 이달 26일이 중단된 지 꼭 1년이 되는 시점이다. 특히 미국과 일본의 대북 강경세력들은 6자회담 중단 1년을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기고 있으며 양국의 행정부는 이를 의식하는 분위기다.

북한도 이런 점에 신경을 쓰는 눈치가 역력하다.

지난 달 9일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한.미.일.중.러 5개국 간의 다각적인 양자 정상회담 이후 북핵문제를 평화적이고 외교적으로 해결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져 후속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중단 1년을 넘길 경우 6자회담 이외의 ‘다른 수단’ 논의에 대한 강경한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북한이 종전과는 달리 유화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의 최대 우방인 중국의 왕광야 유엔 대사는 차기 6자회담의 개최시기를 “수주일내”라고 밝혀 적어도 중단 1년을 전후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유엔 대사라는 무게를 감안할 때 그의 발언은 본국 정부로부터 구체적인 언질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지켜보고 이르면 다음 주께에는 6자회담 복귀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그 이후 관련국 간의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지 않을 까 기대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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