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자회담 개막에 `잠잠’

세계 주요 언론들이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를 빅뉴스로 다루고 있지만 정작 주요 당사자인 북한의 언론은 침묵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언론은 22일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한 6자회담 북측 대표단이 평양을 출발한 소식을 전한 이후 회담에 관한 뉴스를 내보내지 않고 있다.

회담 개최 전날인 25일 남북, 북.미 등 회담 참가 6개국의 양자협의와 차석대표급이 참석하는 실무대책 회의,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 주재의 환영리셉션에 대해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또 26일 오전 6자회담이 개막되고 각국 단장의 인사말이 있었지만 역시 오후 3시 현재까지 이를 보도하지 않은 채 정전협정 체결 52주년 경축행사 등 국내 각 분야의 뉴스와 대일 비난에 치중하고 있다.

사실 북한 언론이 평소 속보보다는 ’사실 보도’를 더 중시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이같은 보도행태는 그리 놀라운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침묵은 역으로 이번 회담에 대해 나름대로 매우 신중하게 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북한은 종전 남북회담이나 북.미회담이 잘 안풀릴 경우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비보도 합의를 깨고 상대측의 기조연설이나 발언 등을 일방적으로 언론에 밝히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북한 언론은 이번 4차 회담 전날의 양자협의 및 개막식 보도를 내보내지는 않았지만 회담을 앞두고 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입장은 수차례 밝혔다.

노동신문은 회담을 이틀 앞둔 24일 4차 6자회담이 한반도 비핵화에 이바지하는 협상마당이 돼야 한다며 “6자회담이 명실공히 조선반도 비핵화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하는 회담으로 되게 하자면 미국이 성근(성실)하고 건전한 입장과 태도를 가지고 회담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2일 “평화체제 수립은 조선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거쳐가야 할 노정”이라며 “평화체제 수립과정은 조.미 사이의 평화공존과 북남사이의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환경조성에 기여하는 것으로 돼야 한다”고 평화체제 수립을 강조했다.

일본에서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 같은날 “미국이 조선과 공존하려는 방향에서 정책을 전환한다면 조선의 최고영도자는 대담하게 결단할 것”이라며 “미국이 대결구도 청산을 위한 실질적인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면 조선은 핵실험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신보는 또 남한정부가 제안한 전력 200만㎾ 제공방안에 대해 “문제해결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도 핵무기를 포기하는 동기로는 될 수 없다”며 핵문제의 근본해결책이 미국의 적대정책 포기와 북.미 관계정상화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결국 북한은 회담에 앞서 입장을 분명히 밝힌 만큼 회담의 진행상황에 따라 필요할 경우 언론보도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베이징에는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특파원이 주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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