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자회담참가 조건과 명분 무언가

북한은 2일 외무성 비망록을 통해 6자회담 참가의 조건과 명분이 마련되면 언제라도 회담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회담 재개의 조건과 명분으로 해석되는 내용을 비망록에 담았다.

북한이 제시한 회담 재개의 조건과 명분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가 큰 기둥을 이루지만 `폭정의 종식’ 주장에 대한 사죄 등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전보다 구체화된 게 특징이다.

비망록은 우선 `폭압정치의 종식’ 발언에 대해 미국의 사과를 촉구하는 동시에 발언내용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 내용 외에도 1월 18일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내정자가 밝힌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 등 그간 미 지도부가 북한 정권을 폭정으로 몰아세운 데 대한 반감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비망록은 이에 함께 미국이 제도전복을 노린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고 평화공존으로 나갈 정치적 의지를 명백히 밝히고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미국의 정치적 의사 표명은 물론 그에 뒤따르는 행동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북한을 적대시하는 것이 없다”, “공격할 의도가 없다” 등 미국에서 나온 유화적인 제스처를 함량 미달로 받아들이는 북한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이런 인식의 배경에는 미국이 주한미군에 대한 첨단무기 배치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따른 일본 앞바다에서의 합동 해상훈련, 북한 인권법 시행 등 지속되는 적대시 정책에 대한 불만이 깔려있다.

실제 비망록은 “말로는 우리를 적대시하지 않으며 침공의사도 없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의 제도전복을 궁극적 목표로 설정, 그 실현을 위해 강경과 유화를 배합한 양면술책에 매달리고 있다”고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이중플레이를 한다는 인식을 분명히 했다.

비망록은 이와 함께 회담기초를 복구해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할 수 있는 명분을 달라는 요구도 명확히 했다.

그 회담기초는 작년 6월 제3차 6자회담에서 나온 합의가 존중되고 공동인식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

여기서 합의는 `말 대 말’-`행동 대 행동’ 원칙과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첫 단계조치인 `동결 대 보상’ 원칙을 말하며, 공동인식은 미국이 대북 적대시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인식을 뜻한다고 이번 비망록은 주장했다.

당시 의장성명에는 “참가국들이 `말 대 말’-`행동 대 행동’의 단계적 과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지만 적대시 정책 전환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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