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자회담서 핵군축 주장할까

앞으로 재개되는 6자회담은 북한의 핵실험 실시라는 달라진 환경 속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북한이 ‘핵보유국’을 주장하면서 ‘핵군축’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북한은 지난달 17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핵보유국을 자처하면서 “핵군축과 종국적인 핵무기 철폐를 추동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할 것을 밝혔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또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 관계자는 1일 “핵보유 이전과 이후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앞으로 6자회담은 핵군축 회담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으로부터 6자회담 내 양자회담을 통한 금융제재 문제의 논의.해결이라는 약속을 받고 회담 복귀를 결심한 북한의 입장에서는 쉽게 ‘핵군축’을 거론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핵군축은 한반도 비핵지대화를 겨냥한 것.

비핵지대화는 한반도 비핵화보다 한발 더 나가 ‘핵물질의 통과금지’를 담은 포괄적인 개념으로 남북한의 비핵화는 물론 육상, 해상, 항공 등 외부로부터 전방위에서 핵무기의 반입을 금지토록 하고 있다.

이 개념에 따르면 현재 한미간의 합동군사연습 때 국내에 들어오곤 하는 핵항공모함이나 핵잠수함의 입항, 핵탑재 가능 전폭기의 국내입국 등도 금지된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이 비핵지대화를 주장한다면 사실상 주한미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현실적인 조건과 상황을 감안할 때 6자회담의 의제가 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비핵지대화의 개념을 적용하면 최근 북한의 핵실험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의 ‘핵우산’ 철폐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북한이 한번 주장을 할 수는 있겠지만 6자회담을 이어가서 9.19공동성명을 이행하고 금융제재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끝까지 고집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북한은 작년 7월 열린 제1단계 4차 6자회담 첫 전체회의 기조연설에서 비핵지대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남한내 핵무기 철폐 및 반입금지’, ‘핵우산 제공 철폐’ 등까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결국 여타 참가국들의 비판 속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접어야만 했다.

김연철 연구교수는 “북한의 비핵지대화 주장은 참가국들이 대꾸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하는 문제”라며 “북한이 회담 초기에는 핵군축에 따른 비핵지대화 주장을 내놓을 수는 있겠지만 끝내 고집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외무성 대변인의 공식 담화를 통해 “9.19공동성명이 이행되면 우리가 얻을 것이 더 많으므로 6자회담을 더 하고 싶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는 점도 핵군축 주장을 이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근거중 하나가 되고 있다.

9.19 공동성명이 북한의 핵폐기와 이에 상응하는 평화체제 구축, 미국.일본 등 관련국들과의 관계정상화, 대북에너지 지원방안 등을 담고 있는 만큼 북한은 공동성명의 이행을 통한 이득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오히려 이번 6자회담에서 핵문제와 관련한 쟁점은 경수로 제공으로 대표되는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권리’를 언제, 어떻게 보장할 것이냐는 문제가 될 것”이라며 “북한이 동시행동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참가국들의 이해를 조정해 공동성명의 이행방안을 마련하는데 논의가 집중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