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자회담→핵군축협상 전환 고려”

부시 미 행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17일 “북한은 6자회담을 북.미 양국간 핵군축 협상으로 전환하는 모델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 교수는 국방부가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와 공동으로 ‘북한의 WMD(대량살상무기)와 동북아지역 안보’라는 주제로 18일 개최하는 국제세미나에 앞서 공개한 ‘확장된 억제와 한반도 핵안보’라는 발표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북한 협상대표가 지난 6자회담에서 크리스토퍼 힐 대표에게 ‘미국은 북한을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결국 북한은 6자회담이 핵보유국간 상호 핵 감축협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 교수는 북한이 최근 평양을 방문한 미국 학자들과 전문가들에게도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북한은 “6자회담을 북.미 양국간 핵군축 협상으로 전환하는 모델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고, 핵무기 보유국과 동등한 위상을 갖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은 2006년 핵실험 때보다 성능이 훨씬 향상된 3~8kt급 핵무기를 개발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핵무기를 협상수단으로도 활용해 식량과 에너지, 국제관계 개선을 추구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차 교수는 “북한은 미국의 ‘조건부 불가침보장’이 아닌 김정일 일가와 측근들에 대한 보다 심도 있고 근본적인 형태로 안전을 보장받길 원한다”며 “하지만 미국은 북한을 제2의 인도로 만들지 않을 것이며 김정일 정권보장을 제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6년간 북한과 협상테이블에서 담판을 벌여온 전문가들의 경험적 분석에 따라 북한의 의도를 ▲핵무기 보유국 인정 ▲핵문제 인도식 해결 ▲김정일 일가 정권유지 등 3가지로 도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차 교수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 확장억제 공약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고위급의 공식적 성명이 필요하며 이 성명에는 미국의 의사와 능력을 분명히 담아 신뢰성을 보장하는 등 억제 효과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한반도에 미 핵무기 재반입, 한국의 핵무장, 미국의 대북한 핵공격시 그 사용범위에 대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북한의 생화학 공격 시에도 대응할 것인지 아니면 오직 핵공격시에만 대응할지, 대일본 생화학 공격 또는 핵공격에 대응해 미국이 북한을 공격해도 되는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에 참석하는 중국 인민대 시윈홍(時殷弘) 교수는 ‘북한의 WMD 능력이 동북아 군사력 균형에 미치는 영향:중국의 관점’이란 발표문에서 “최근까지 북한이 드러낸 대내외적 행보는 지나치게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무력도발과 과격주의 성향”이라며 “이는 북한이 권력승계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시 교수는 북한의 행동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유엔 안보리의 1874호 결의안을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북한의 극단적인 위험 행동에 대한 강력한 압력만이 북한을 위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는 ‘북한의 WMD 능력이 동북아 군사력 균형에 미치는 영향:미국의 관점’이란 발표문에서 “북한은 5~20여 개로 추정되는 핵무기와 수백~수천t의 생화학무기 등 다량의 WMD를 보유하고 있다”며 “북한 정권이 심각한 위험에 직면했을 때 WMD 사용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WMD를 사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로는 ▲북한의 침공 ▲북한의 방어작전 ▲대북 강압, 제한적 공격 ▲북한의 붕괴 또는 내전 ▲남한의 흡수통일 이후 불만을 품은 북한인들에 의한 행동 ▲제3국으로의 확산 등 6가지를 상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넷 박사는 “북한의 WMD 위협으로 인한 군사력균형 평가는 북한이 WMD를 사용할 수 있는 각각의 유형에 따른 한국의 군사력과 민간 자산에 대한 피해, 이런 피해에 대응하는 한국과 미국의 군사능력을 기초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세미나에는 이들 외에 후미오 오타(太田文雄) 일본 방위대 교수, 최종철 국방대 교수 등이 주제문을 발표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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