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자복귀 대가로 中 원조’ 적절한 선택일까?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방북 결과에 국내 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최근 북한 김정일이 직접 대화복귀 가능성을 언급했고 미북 직접대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6자회담 관계국이 그의 방북에 기대하는 바가 적지 않다.

원 총리 일행의 방북은 표면상 북-중 수교 6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한 행보다. 그러나 그가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의 권력서열 3위라는 점에서 북핵문제에 대한 양국 수뇌부의 교감이 이뤄질 것이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은 김정일이 다자회담에서 좀 더 구체적인 발언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북한은 동맹국 총리의 18년 만의 방문에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김정일이 직접 4일 평양 순안공항에 모습을 드러내 성대하게 원 총리 일행을 영접했다.

때문에 김정일·원자바오 회담을 통해 당면한 북핵 문제에 대한 전환점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원 총리 일행의 방북을 다루는 국내 언론의 평가는 조금씩 다른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조선과 동아, 중앙은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조선은 1면 <북 '6자 복귀' 전환점 되나>에서 북한의 성대한 영접에 대해 “당면한 경제 위기 극복과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목표를 위해 중국의 협조가 절실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어 사설 <원자바오·김정일 회담을 주목한다>에서 “이번에도 원자바오 총리는 북한에 대규모 원조 보따리를 들고 갔다고 한다. 북한이 그 보답으로 6자회담에 나오는 것이라면 핵 폐기 의지는 없이 그저 상황만 모면하는 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동아도 3면 <북은 원조 얻고, 중 중재자 체면 세우고…'빅딜' 이뤄지나>에서 이번 영접은 “북한이 절박한 처지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동아는 “북한이 ▲핵 폐기를 결정하고 6자회담에 참석하거나 ▲핵을 포기한 것처럼 선전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시간만 끌거나 ▲핵 폐기를 거부하고 국제사회와 대결국면을 지속하는 것 등을 선택할 수 있다”며 6자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호성을 지속할 개연성이 크다는 정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했다.

중앙은 <김정일 공항 영접, 수십만 연도 환호…중국 무상원조 겨냥한 파격 예우>에서 이번 원 총리 일행 방북은 “5월 핵실험 이후 소원했던 양측 간 관계복원은 물론 향후 북핵 공조 전략까지 마련할 북핵 국면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북한으로선 핵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에서 탈피하는 전기가 될 수 있다”며 “중국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후견인 역할을 보장받는 동시에 무상 대북원조도 북한에 매력적인 대목”이라며 중국도 대북 영향력을 재확인 하는 효과를 거둬 서로 ‘윈-윈’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교적 차분한 톤이다.

반면 한겨레와 경향은 최근 북한의 대화복귀 선언 등을 언급하며 ‘6자복귀’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겨레는 이날 1면 머리기사를 통해 “중국 총리로서는 18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원 총리에 대한 김 위원장의 특별한 예우는 이번 방문 기간 동안 북한이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파격적인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를 높였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원 총리의 방북은 새로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3면 <한반도 정세 '북핵 폐기' 협상국면으로 성큼>을 통해 1999년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특사로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 조정관이 북한을 방문해서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과 북-일 관계 정상화로 진행되던 ‘페리 프로세스’에 비견되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경향도 이날 6면 <북, 6자회담 복귀 등 '파격 선물' 가능성>에서 “북한이 대외적인 유화 태도를 보이고 조만간 북·미 대화가 열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며 “이런 국면에서 이뤄진 이번 중국 총리의 방북 결과에 따라 본격적인 대화 국면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두 신문은 북한의 모난 행동에 대해 중국이 보상하는 형태로 귀결되는 정국에 대한 우려감은 찾을 수 없다.

일단 김정일의 이례적인 영접과 더불어 최근 중국이 제재국면에서 대북 무상원조 제공 입장 등을 밝혔다는 점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양국의 의견이 절충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김정일의 입에서 6자회담이라는 말이 나오느냐가 관건이다.

그러나 북한이 6자회담 참여라는 카드를 중국에 쓸 것인가에 대해서는 예측이 엇갈린다. 북한은 미국과 양자회담에서 협상카드로 6자회담 복귀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북핵문제의 진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6자회담에서 일방적 탈퇴를 선언한 북한이 겨우 제자리를 찾은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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