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者 재개 전향적 태도…”4월행사 위한 포석”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사전 조치와 대북영양 지원에 전격 합의했다. 이번 회담에서 보인 북한의 전향적 태도는 강성대국 진입 선포 등 성공적인 4월행사를 치뤄야 하는 내부 사정이 반영됐는 평가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북회담 결과를 발표해 “우리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조미 고위급회담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결실있는 회담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영변 우라늄 농축활동을 임시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결실있는 회담 진행 동안’ ‘임시 중단’ 등의 조건부를 달았지만, 미국에 추가적인 알곡 지원 요구를 철회하면서까지 6자회담에 나서겠다는 적극적인 태도 변화라는 평가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 “북측이 권력층이나 군대로 향할 수 있는 대량의 쌀과 알곡(grain)을 요구했으나 이후 이를 철회해 영양지원 협의가 가능했다”면서 “그러나 그 요구를 철회한 시기는 밝히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 외무성은 “6자회담이 재개되면 대북제재 해제와 경수로 제공문제를 우선 논의할 것이며 미국은 추가적인 식량지원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향후 6자회담에서 북한이 대북제재 해제와 대북지원에 초점을 맞춘 요구사항을 내놓을 것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미 고위 당국자는 “향후 북한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분석하면서 협의해 볼 것”이라면서 “우리는 핵심 이슈와 무관한 문제를 갖고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 방식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세부사안 논의가 남아있기 때문에 힘든 협상이 있을 것”이라고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신중론을 폈다.


전문가들은 4월에 북한의 대형 행사가 몰려있다는 점을 지적,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를 주목했다. ‘태양절(4.15)’ ‘인민군창건일(4.25)’ 그리고 ‘당대표자회'(4월중순), 최고인민회의(4월) 등이 예정돼 있어 치적이 부족한 김정은은 대형 행사를 성공리에 마쳐 주민들로부터 환심을 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데일리NK와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는 4월 큰 행사를 성공리에 마치기 위한 포석”이라며 “주민들의 환심을 살 수 있는 외부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 연구위원은 “6자회담 재개 확정시 중국으로부터 많은 양의 식량지원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동북아 안정을 바라는 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조건으로 식량지원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북한이 외부의 지원을 받고 4월에 몰려있는 큰 행사를 성공리에 마친 후에는 다시 대화의 판을 깰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핵을 체제유지의 주요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북한 정권이 영구적인 ‘핵 동결’이라는 조치는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북한은 지난 2005년 제4차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을 통해 핵확산금지조약(NPT), 국제원자력기구(IAEA)로 복귀하기로 약속했지만, 2006년 7월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인 대포동 2호를 발사하고 10월에는 첫 번째 핵실험을 단행한 바 있다. 이 같은 전례를 볼 때 이번 회담도 결국 무위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미북대화가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미북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이 필수라고 강조해왔다. 지난달 25일 글린 데이비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이 같은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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