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5월중 핵실험장 폐쇄 공개”…진정성 과시용? 대미 압박용?

김정은 구두 약속…매체도 ‘완전한 비핵화’ 담긴 판문점 선언 그대로 게재

지난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를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데 대해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북부 핵실험장 폐쇄를 5월 중에 실행할 것”이라며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북으로 초청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구두 약속에 문 대통령은 즉시 환영의 뜻을 밝혔으며, 양 정상은 준비되는 대로 일정을 협의키로 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김 위원장이 핵실험장 폐쇄를 5월 중에 공개적으로 실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5월 말 또는 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해당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사실상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의 ‘본 게임’으로 여겨지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분명히 있다는 진정성을 드러내기 위한 의도를 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남광규 매봉통일연구소 소장은 30일 데일리NK에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실험장 폐쇄는 유예 다음에 행동으로 나타낼 수 있는 가장 초기 단계로, 비핵화를 향한 행동적인 첫 발”라며 “보상을 하나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모습. /사진=38노스 홈페이지 캡처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 약속을 미국을 향한 일종의 압박 메시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교수는 “확실한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단계적·동시적인 비핵화 접근법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북한)가 선제적인 조치를 했으니, 너희(미국)도 움직여야 할 때라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남 소장 역시 “우리가 이러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니, 미국도 그에 상응하는 태도를 보이라는 간접적인 신호”라며 “미국도 변화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묵언의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북한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 2008년 당시 영변 5MW 원자로의 냉각탑 폭파 모습을 전 세계에 공개한 후에도 핵개발을 지속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단순한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이와 관련해서는 ‘이미 못쓰게 된 핵실험장을 폐쇄하는 위장평화쇼’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듯,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 시설보다 더 큰 두 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한편, 북한 매체는 ‘완전한 비핵화’ 문구가 담긴 판문점 선언을 그대로 실어 내보내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특사 파견 등을 통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북한 내부적으로 비핵화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어 진정성에 대한 해석이 엇갈렸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주민들에게도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를 그대로 노출시킨 것은 ‘북한이 내부적으로는 비핵화를 공식화하지 않는 꼼수를 부릴 것’이라는 비판적 시선을 불식시키고 한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진정성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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