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5㎿원자로 03년 2월 재가동

김 숙(金 塾)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은 18일 북한 평안북도 영변의 5㎿ 원자로 가동 중단에 대해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가 가동 중단을 확인한 영변의 5㎿급 원자로는 1994년 10월 북ㆍ미 제네바 합의에 따라 가동이 중단됐다가 북한이 2003년 2월부터 재가동됐다고 밝힌 핵시설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003년 2월 5일 “지금 미국은 우리가 전력생산을 위한 핵시설들의 가동을 재개하고 그 운영을 정상화하고 있는 데 대해 ‘또 하나의 도발적 행동’이라고 걸고 들고 있다”며 5㎿ 원자로 가동을 시사했다.

1979년 착공돼 1986년부터 가동에 들어간 영변 원자로는 흑연감속로 방식의 원자로로 천연우라늄을 연료로 쓸 수 있고 폐연료봉에서 무기급 플루토늄 추출도 비교적 쉽다.

이 원자로는 1989년 71일을 비롯, 1990년과 1991년에도 각각 30일과 50일 정도 가동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5㎿급 원자로를 정상 가동하면 매년 평균 6-7㎏의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의 재가동 및 중단 시점이 정확하다면 영변 원자로는 2년 2개월 동안 가동된 셈이고, 여기서 나오는 8천여개의 연료봉을 교체할 경우 12-14㎏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북한 핵연료봉의 특성상 원자로를 짧은 기간 가동 후 중단했을 때 장기간 가동했을 때보다 많은 양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이춘근 연구위원은 “1-2년 정도 짧은 주기로 핵연료봉을 교체하면 부식 위험 없이 다량의 핵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면서 이번 원자로 가동 중단으로 북한은 2003년에 비해 훨씬 많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원자로 연료봉의 피복용으로 쓰이는 마그녹스(마그네슘 합금) 피복관은 부식되기 쉬워 지속적으로 원자로 가동을 중지, 교체해야 한다.

흑연감속로를 10개월 정도 가동하면 플루토늄239의 비율이 93% 이상인 핵무기급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고 이로부터 시간이 더 경과하면 플루토늄239의 비율이 떨어진다.

결국 보다 짧은 주기로 핵연료봉을 교체하면 다량의 핵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셈이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은 2년여 동안 가동된 영변 원자로에서 최대 40㎏의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다”며 “이는 재래식 핵무기 4-6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당국은 지난 5-9일 방북한 미국 국제정책센터의 셀리그 해리슨 선임연구원을 통해 이달부터 영변 5㎿ 원자로의 정기 연료봉 교체작업을 시작, 3개월 동안 계속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더라도 고온의 폐연료봉을 냉각시키고 플루토늄을 추출하려면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외무성은 2003년 2월 원자로 재가동 사실을 언급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8천개의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를 확인하면서 “폐연료봉 재처리로 얻은 플루토늄을 핵억제력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용도를 변경시켰다”고 발표했다.

북ㆍ미 관계가 이대로 평행선을 달린다면 또 다시 ‘원자로 가동 중단→폐연료봉 인출→플루토늄 추출→핵억제력 강화’라는 악순환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북한은 5㎿급 원자로 외에도 영변과 태천(평북)에 각각 50MW급과 200MW급 원자로를 만들 계획이었으나 북ㆍ미 제네바 합의 이후 건설이 중단된 상태다.

영변에는 이 밖에 1965년 건설된 연구로 원자로가 있었으나 너무 노후화돼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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