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25인민군 창건일을 맞아 ‘군민대단결의 위력을 더 높이 떨치자’라고 강조하고 나섰지만 현실은 정반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평성시 ‘위성과학자거리’ 건설 현장엔 3개 소속부대의 군인들이 파견돼 하루 종일 노동을 하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 배급되는 식량으론 배고픔을 해결할 수 없어 군인들이 민가를 급습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위성과학자거리가 건설되는 은정과학지구에는 수많은 군인 건설자들이 들어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면서 “은정지구는 시내(평성시)와 떨어져 있지만 평성 장마당에는 시장인들보다 군인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지난 1월 국가과학원을 찾아 은정과학지구에 평양의 ‘은하과학자거리’와 같은 현대적인 과학자 주택단지를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까지 건설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지난달 5일 국가과학원에서는 위성과학자거리 착공을 위한 ‘군민궐기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과학자거리’는 김정은이 국가과학원에 방문했을 때 새로 들어설 주택단지에 “인공지구위성 제작 및 발사국의 과학자, 기술자들이 생활하게 된다”며 이 같은 이름을 명명했다.
소식통은 “군인 건설자들은 부대에 있을 때와는 달리 밥은 제대로 공급되지만 안남미(월남쌀)밥은 허기져 새로 공급한 지하족(노동화)을 팔아 장마당 음식을 사먹는다”면서 “군대 지하족은 ‘8·3지하족(개인이 집에서 만든 신발)’보다 질기고 오래 신을 수 있어 농번기에 들어선 농민들이 바로 사간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군대 지하족은 장마당에서 4만 원에 판매되고, 8·3지하족은 1만 8000원에 판매된다”면서 “군인 건설자들은 지하족을 판 돈으로 배고픔만 달래고 있어 민가를 침범해 부족한 식량을 훔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군인이 민가를 침탈하는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평성시 주민들은 출입문을 철문으로 교체하고 있다. 이번과 같이 건설 현장이 생기면 집에 ‘도둑’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공사 현장이 벌어지는 구역 주변의 모든 집들이 번호판(금고에 달린 번호과 같은 형태)으로 문을 교체하는 바람이 불었다”면서 “번호판이 달린 철문 수요가 높아지면서 60달러(1달러 약 7700원)이던 철문이 110달러까지 올랐다”고 소개했다.
한편 위성과학자거리의 총 부지면적은 수십 정보에 달한다. 평양에 있는 은하과학자거리와 마찬가지로 완전한 주택지구로 20여개 동에 학교, 유치원, 목욕탕, 병원 등을 비롯한 14개 공공건물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지난달 25일 노동신문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