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0대 남성, 예심원 때리고 탈출…보안당국 ‘발칵’”

이달 중순 조사과정에서 당한 인권 유린에 불만을 품은 40대 북한 남성 한 명이 예심원(豫審員, 기소 전까지 피의자를 조사하는 공무원)을 폭행하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 사건은 16일경 평안남도 평성시의 한 보안서(경찰서)에서 벌어졌다”면서 “사건 발생 직후 해당 보안서는 물론 지역 보안 당국 전체가 비상근무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해당 주민을 예심했던 보안원은 치명상을 입고 평성시 소재 병원에서 입원 중”이라면서 “범인에게 맞은 것도 모자라 도망 사고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보안서 제대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도망친 주민이 국경을 넘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국경지역 보안서들에도 사진을 배포하고, 야간통행을 하는 주민들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이 주민이 어떤 경로로 탈출했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최근 국가보위성에 대한 검열이 한창인 때 벌어진 사건이라는 점에서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엄중하게 다루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평양-혜산 열차 안에는 여느 때보다 감시 병력이 증가됐고, 평안남도 보안국은 해당지역에 보안서 기동대를 풀어 숙박검열을 강화하는 등 도망친 주민을 체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사건이 발생한 평성시에서는 초저녁부터 새벽 시간까지 순찰대와 보안국 기동대가 수시로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늦은 저녁이나 밤길을 오가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지(손전등)로 얼굴을 일일이 확인하는 등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평성 보안서 탈출사건은 북한 사법당국의 주민횡포에 대한 진상을 보여주는 사례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의식을 고취시키는 데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주민은 경제사범으로 보안서에서 한 달째 조사를 받고 있었고, 예심 과정에서 담당 예심원은 매일 ‘밥을 먹는 것도 행복한 줄 알라’ ‘너처럼 호박씨 까는 놈들은 한번 죽어봐야 한다’ 등 인간 이하로 취급하며 무시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사건지역 주민들 속에서는 ‘얼마나 열나게(열받게) 했으면 순진한 사람이 예심원을 죽일 듯이 때렸겠나’ 등의 불만어린 말로 보안원들의 횡포를 비웃고 있다”며 “대부분 주민들은 ‘제발 잡히지 말았으면’하고 안전을 바라기도 한다”고 전했다.

한 고위 탈북민은 “조사 과정에서 구타를 당하지 않은 주민이 이렇게 탈출까지 감행한 것을 보면 이제 북한 주민들도 ‘신체적 폭력’뿐만 아니라 ‘언어 폭력’에도 저항하고 있다고 봐야 되지 않겠나”라면서 “더디지만 주민 인권 의식이 성장하고 있는 하나의 징조로 봐야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