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김정일이 중앙당에 들어가 당 사업을 시작한 지 쉰 한 돌이 되는 날입니다. 노동신문은 1면에 “위대한 김정일 동지의 당 건설 위업을 빛나게 계승 발전시켜 나가자”라는 사설을 김정일의 사진과 함께 크게 실었습니다. 어제는 최고위급 간부들이 총출동해 기념보고대회를 열고 김정일이 무슨 큰 업적을 이뤘다고 떠들어댔습니다. 김정일이 도대체 무슨 큰일을 해냈다고 이처럼 소란을 떠는지, 더더구나 이제는 달력에까지 빨간 표시를 하고 국가적 명절처럼 지내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시기를 살았던 북한 인민들은 다 겪어봤겠지만 김정일이 중앙당에 들어간 이후부터 그럭저럭 살만하던 인민들의 생활은 이상하게도 점차 나빠졌습니다. 인민의 이익을 대표한다는 노동당은 김정일의 지시만을 따르고 집행하는 허수아비로 전락했습니다. 김정일이 중앙당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북한이 이렇게까지 황폐화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후계자로 낙점받기 위해 벌인 김정일의 추악한 패륜적인 악행들은 아직도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삼촌 김영주, 이붓 어머니 김성애와 김평일 등 이복동생들과 벌인 피 터지는 충성경쟁은 집안싸움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곁가지 청산으로 몰려 죽을 고생을 했습니까.
경제에 끼친 영향은 더 기가 막힙니다. 경제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주제에 70일전투를 한다, 대 기념비적인 건물을 세운다, 북새통을 피우는 바람에 결국 나라경제는 폐허가 돼버려 아직도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는 북한 인민들입니다. 그 주제에 아첨하는 간부들에게만 선물을 안겨주고 몇 안 되는 사람들만 풍청거리는 북한으로 만들어놓아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자본주의와는 상상도 안 될 정도로 이미 오래 전에 뛰어넘었습니다.
만약 김정일이 중앙당에 들어간 오늘이 없었더라면 역사에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악명 높은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을 위한 10대원칙이 나왔을 리도 없었습니다. 또 고난의 행군도 없었을 것이고 수백만 명이 굶어죽는 대참사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 날처럼 김정은이 3대째 권력을 세습하는 세계 앞에 창피를 당하는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김정일의 당 사업을 시작한 날을 해마다 기념하고 게다가 그 무슨 업적을 운운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울화가 터질 노릇입니까.
하지만 이제 곧 그 울분을 터트릴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인민 위에 군림하며 독재 권력을 휘두르는 김정은까지 3대째 너무 해 먹었습니다. 김정은도 이 삼 세 번이라는 숫자가 불안해 저렇게 미친 듯이 날뛰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걸 멈추는 일은 북한 인민 스스로 해낼 수밖에 없고 또 반드시 해 낼 수 있습니다. 그날은 멀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