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대세습 성공 어려운 이유 궁금하세요?








지난 5일 일본 마이니치(每日) 신문은 인민무력부나 국가안전보위부 등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김정일의 3남 김정은(운)을 우상화하는 문건 ‘존경하는 김정은 대장 동지의 위대성 교양 자료’를 입수해 전문을 공개했다.

이 문건과 최근 북한을 방문한 여행객이 찍은 김정은 관련 선전 벽화 사진이 공개되면서 그로의 후계 세습은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김정운 후계세습이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은 것은 올해 초이지만 내부에서 작업이 이뤄지기 시작한 것은 김정일의 와병설이 본격 제기된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김정일이 뇌졸중 이후 결국 자신의 후계로 셋째 아들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또 과연 김정일의 3대 세습 작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핵심적인 힌트를 줄 수 있는 책이 최근 출간됐다. 바로 북한 후계체제에 관한 논문을 수정·재구성해 내놓은 ‘김정일의 선택(이승열·도서출판 시대정신)’이다.

“제2국제당(제2인터내셔널)에 공헌한 베른슈타인, 카우츠키와 같은 기회주의자들이 마르크스주의를 배반해 수정주의의 길로 전락했으며, 레닌의 위업을 계승한 스탈린이 살아 있을 때 소련은 만사가 잘되고 있었지만, 스탈린 사후 권좌에 오른 흐루시초프에 의한 수정주의가 대두해 이후 배신자인 고르바초프에 의해 사회주의의 붕괴라는 참상이 일어났다”-‘김정은 대장 동지의 위대성 교양자료’ 中

이 책을 읽다보면 김정일이 3대 세습을 결정한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후계자의 ‘배반과 배신, 수정주의 등의 등장으로 체제붕괴에 대한 위협’을 막고 혁명 과업을 완수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북한의 ‘후계자론’에 따르면 “수령의 후계자는 수령의 대를 잇는 미래의 수령을 뜻하므로 수령의 후계자 문제는 노동계급의 수령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한다. 수령에 의해 만든 혁명위업은 그 본질상 수령의 당대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대를 이어 완수해 나가야 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혁명위업의 특성으로 계승의 문제가 필연적으로 제기되는 것이고 수령의 혁명위업의 계승과 완성은 북한체제가 지향하는 가장 근원적인 목적이며, 북한 후계체제의 의미인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연 김정운으로의 후계 세습은 성공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 질문에 단호히 ‘NO’라 답한다.

저자에 따르면 김정일 후계체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수령체제의 근간인 수령의 정통성 확립▲당의 영도체계를 후계자 중심으로 확립 ▲당의 통합체계를 후계자 중심으로 확립 등 3가지 요인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정운은 세 가지 차원에서 구조적인 문제를 갖는다며 그 첫 번째는 ▲국가 주석제 폐지 등으로 인한 ‘수령의 제도적 기반의 약화’를 꼽았다.

저자는 “김정일의 통치기반이 여전히 김일성의 유훈통치하에 있기 때문에 김정일은 수령의 지위와 역할이 아닌 여전히 후계자의 지위와 역할에 머물러 있다”며 김정일에게 후계자를 선출할 수 있는 제도적 권한이 없다고 주장한다.

두 번째로 ▲’당의 영도체계의 기반약화’라며 “선군정치의 전면화로 기존의 방식에 의한 후계 체제가 지속될 수 없다는 구조적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군정치 하에서 국방위원회가 최고 권력기구로 등장한 지금 후계자는 군의영도로 키워야 하겠지만 군에서 이는 군 통수권의 이원화를 초래할 수 있는 매우 민감한 문제라는 것이다.

마지막은 ▲’당의 통합체계의 기반약화’에서 문제를 찾고있다. 혁명의 주체인 수령·당·대중의 통일체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당의 통합기능이 중요하지만 경제난 이후 ‘전체를 위하여’라는 구호는 ‘나와 내 가족만이라도’라는 개인주의적 구호로 바뀌는 등 집단주의적 가치가 붕괴되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결국 “수령체제의 기반약화는 ▲김정일은 수령이 아니라 여전히 수령의 후계자 신분으로 수령으로서 정통성의 한계가 있으며 ▲당의 영도체계가 무너지면서 김정운이 장악할 수 있는 조직공간이 부재하고 ▲집단주의적 가치가 무너지면서 김정운에 대한 인민대중의 지지를 기대할 수 없다”며 “김정운 후계체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북한의 미래에 참조하고 싶은 책을 찾고 있다면 이승열이 쓴 ‘김정일의 선택’을 추천한다.

이승열은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