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6일 ‘핵신고’…27일엔 냉각탑 ‘폭파쇼’

북한이 지금까지 생산한 플루토늄 양 등을 적시한 핵 프로그램 신고서를 26일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10∙3합의에 따른 마감시한을 넘긴지 6개월만이다.

미국도 북한이 신고서를 제출하면 곧바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등의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미국과 북한의 합의에 따라 27일 CNN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라는 ‘정치적 쇼’도 예정돼 있다.

신고서는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의장인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에게 직접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신고서를 제출 받는 즉시 이를 한국과 미국, 일본, 러시아 등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에게 회람시킬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제출할 신고서는 45∼50페이지 분량으로 플루토늄 생산량 및 사용처, 영변 원자로를 비롯한 핵 관련 시설 목록 등을 담고 있지만 핵무기 개수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및 시리아와의 핵 협력 관련 사항은 지난 4월 싱가포르 미∙북 회동에서 양측이 공유하는 비밀문서로 정리하기로 합의, 이번 신고서에는 담기지 않는다.

미국도 북한이 핵신고서를 제출하면 테러지원국 해제 등의 상응조치에 착수한다. 미 행정부는 25일(현지시간) 북한이 핵프로그램 신고를 하면 미국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기 위한 상응한 조치를 신속히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신고서가 제출되면 곧바로 북한을 적성국교역법 적용에서 해제한다는 성명과 더불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다는 미 행정부의 입장을 의회에 통보하는 내용의 성명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 전 외교적 성과가 필요한 부시 행정부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선전용 ‘쇼’인 냉각탑 폭파도 27일 오전 11시경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 김(Kim) 미 국무부 한국과장은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26일 판문점을 통해 방북한다. 김 과장은 냉각탑 폭파 참석 외에도 6자회담 재개 일정, 신고서 내용 검증 방안 등 현안에 대해서도 북측과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신고서를 제출하면 6자회담은 2단계 핵신고 및 불능화 과정을 마무리하고 3단계 핵폐기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게 된다. 이에 따라 9개월 동안 중단됐던 6자회담도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북한이 제출하는 신고서에 대한 ‘검증’문제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돼 6자회담 진전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미국은 북한이 신고서 검증에 적극 협력하지 않으면 테러지원국 해제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8일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가 발효되기 앞서 45일 동안 우리는 핵 신고의 정확성과 완전성을 검증하는 데 있어 북한의 협력수준을 계속 평가, 협력이 불충분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북핵 불능화 조치의 핵심인 폐연료봉 인출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6자회담의 장애다. 북한은 나머지 5개국의 경제∙에너지 지원 등의 상응조치가 불능화 속도에 비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거듭 비판하고 있다.

더불어 재개될 6자회담에서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북핵폐기 협상도 미국이 대선국면에 돌입하게 되는 것과 북한이 회담에 소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돼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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