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13합의’ 이행의지 재확인 눈길

북한이 20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에게 보낸 리제선 원자력총국장의 편지를 공개해 영변 핵시설의 폐쇄와 ‘2.13합의’ 이행의지를 재확인해 주목된다.

일단 지난 17일 IAEA측에서 보낸 질의서한에 대한 답변형식을 취했지만 북한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편지의 내용을 공개하고 나서 그 의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편지에서 핵시설의 폐쇄와 사찰단의 수용이라는 ‘2.13합의’ 이행의지를 명시함으로써 초기이행조치 시한인 60일을 넘긴 상황에서 의무 불이행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에서 비켜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리제선 총국장은 편지에서 “우리의 2.13합의 이행의지에는 변함이 없지만 아직도 동결자금이 완전히 해결되지 못했으므로 우리가 행동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며 BDA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점을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로 꼽았다.

특히 북한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은 식량차관 제공문제를 논의할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가 평양에서 열리고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남측 위원장인 진동수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19일 열린 전체회의 기조발언에서 “2.13합의를 조속히 이행하는 것은 남북경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확고한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며 합의 이행을 촉구했었던 만큼 이에 대한 답변의 의미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당초 우리 정부는 ‘2.13합의’가 4월14일께 마무리 되면 18일부터 열린 이번 경협위에서 북한에 쌀 40만t의 지원을 골자로 하는 식량차관을 제공할 계획이었지만 초기이행조치의 이행이 미뤄지면서 곤혹스런 입장에 빠져있다.

북한이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식량차관 제공을 약속할 경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난여론 뿐 아니라 국내적으로도 보수적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은 편지의 공개를 통해 2.13합의 이행의지를 분명히 밝힘으로써 남측의 식량지원을 이끌어내는데 긍정적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북한은 편지 공개를 통해서 BDA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명시함으로써 2.13합의 이행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미국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2.13합의 이행의지가 있고 BDA측과 접촉을 통해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BDA문제가 초기이행조치라는 행동에 들어가는데 제약을 가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우회적이지만 미국의 추가적인 행동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과 동맹관계인 중국이 최근 BDA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측이 보다 적극적인 ‘정치적 의지’를 갖고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편지를 이례적으로 신속히 공개함으로써 북미관계 뿐 아니라 남북관계까지 총괄적인 대외관계를 관리하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BDA문제를 푸는데서도 북한은 미국을 압박해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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