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009년 ‘강성대국’ 건설 기반 마련”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19일 올 한 해를 2012년 ‘강성대국’ 실현의 기반을 마련한 해로 평가하는 보도문을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매년 1월 1일 발표하는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지난해 사업 결산과 새해 정책 방향을 밝혀왔던 만큼, 조선중앙통신사 보도 형식으로 한 해를 결산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998년 이후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사 보도 형식으로 한해를 결산한 것은 2004년 12월 김정일의 선군정치 시작 10주년, 2005년 10월 노동당 창건 60주년 때뿐이었다.


통신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라는 제목의 글에서 “혁명적 대고조의 봉화가 온 나라에 번져 선군 조선의 전성기가 펼쳐질 역사적 해로 빛나고 있다”며 “사회주의 자립경제가 거대한 용을 쓰고 있고, 2012년에 강성대국의 대문을 활짝 열 수 있는 확고한 담보가 마련됐다”고 자평했다.


올 한해 ‘150일 전투’ ‘화폐개혁’ 등 체제 내부를 정비하는 일련의 사업들을 펼쳐왔던 북한 당국이 이처럼 올 한해를 강성대국 건설의 기반 마련의 해로 선전한 것은 혼란해진 사회 분위기를 다잡고 사회주의 경제체제로의 복귀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은 특히 올해 초 3남인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명하고 3대 세습을 정당화하기 위한 내부 선전 및 선동에 박차를 가했다. 따라서 강성대국 기반 마련의 업적을 후계자인 김정은에게 마련해주기 위한 의도로도 해석되지만, 체제 안정이 우선인 상황에서 후계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은 올 한해 ‘김일성의 100세 생일인 2012년에 강성대국을 건설한다’는 목표 아래 국가적 역량을 총집중했다. 희천화력발전소 건설을 비롯한 대규모 산업 건설과 수십만 가구의 살림집, 공공건물 건설 등 방대한 규모의 건설사업도 추진해왔다.


북한은 과거에도 대내외적 어려움에 빠졌을 때 경제적인 돌파구를 열기 위해 주민들의 노동력을 극도로 집중시켜 단시간 내 생산력 증대를 이뤄내는 대중혁신운동을 벌여왔지만 특히 올해에는 ‘150일 전투’에 이어 ‘100일 전투’까지 연이어 펼치는 등 1년 내내 노력동원운동이 계속됐다.


북한 당국은 지난 9월 25일 ‘150일 전투’를 마감하며, 이 기간 동안 생산계획이 11% 초과수행 됐으며 이에 따라 공업생산이 전년 동기대비 1.2배로 성장했다고 결과를 보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선전과는 달리 ‘150일 전투’와 같은 노력동원운동은 성과 보다는 부작용을 더 많이 양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150일 전투’기간 금속공업과 농업생산을 비롯한 인민경제 전반에서 ‘혁명적 대고조’를 일으켜야 한다고 부르짖었지만, 연료 부족과 전력난으로 인해 실제 생산 목표 달성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 외에도 2012년 완공을 목표로 기획했던 굵직한 국책사업들이 자재부족으로 인해 잇따라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또한 시장 통제 등이 강화되며 쌀값의 상승을 부추기는 등 인민 생활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다. 이와 더불어 하반기에는 예고 없는 화폐개혁마저 단행해 시장을 통해 형성된 주민들의 삶의 기반을 황폐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통신은 또한 정치·군사면의 성과로 “자력갱생의 자랑스러운 창조물인 인공위성 광명성 2호가 성과적으로 발사됐다”며 “위성을 궤도에 단번에 정확히 진입시킴으로써 나라 우주기술 발전으로 새 이정표가 마련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미일 정보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인공위성이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고 밝히며, ‘광명성 2호’ 발사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MB) 기술 실험을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당시 전문가들은 북한의 위성 개발, 발사 비용을 최소 2천억 원에서 최대 5천5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에 투입한 천문학적 금액이면 만성적 식량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난 여론이 급등했었다.


통신은 이 외에도 올 한해 김정일의 현지지도를 “역사에 유례없는 초강도의 유격대식 강행군”으로 표현하면서 “조국 땅 동서남북을 종횡무진하며 총진군을 이끄신 선군령장(김정일)의 영도가 천만군민의 정신력을 화산처럼 분출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김정일의 12월 중순 현재 공개활동은 156회로 전년 동기 약 1.7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특히 김정일은 올해 군(軍)보다 경제 분야에 대한 공개활동 횟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150일 전투’ 등 생산력 증대 활동에 북한 당국이 올 한해 최대 역점을 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올해 김정일의 건강이 어느 정도 회복되자 ‘강성대국’의 기치 아래 내부 정비와 도약을 목표로 여러 가지 정책들을 추진했지만 두드러지게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내부 통제만 강화되면서 일반 주민들의 경제생활만 피폐화되는 한 해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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