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000년 10월 반미에서 친미로 급변”

“반미감정이 하루 아침에 친미감정으로 급변하면서 마치 북한이 미국의 우방으로 변한 듯 평양 전체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알렉산드르 보론초프 러시아 동방학연구소 한국실장은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할 당시인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데 이어 클린턴 대통령의 평양 방문설이 불거져 나올 당시 평양의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13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워싱턴의 브루킹스 연구소에 객원 연구원으로 와 있는 그는 최근 전화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언급하면서 “북한인들의 미국에 대한 태도는 180도 다르게 돌변했다”고 말했다.

보론초프 실장은 “그러나 당시 퇴임을 앞둔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이 무산되고 새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관계는 하루가 다르게 냉각됐다”면서 “지금이라도 양국의 지도층이 새로운 각오로 지금까지의 깊은 불신의 골을 치유할 방안을 모색하려 든다면 양국관계는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1990년대 중반 지극히 어려웠던 시기를 무난히 넘기고 다자회담에서 노련한 협상술을 국제사회에 과시한 북한은 매우 실용적”이라며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가능성을 감지하게 되면 북한은 핵개발 계획을 포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나아가 “북한이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자체 핵개발 계획보다 더 중요시하고 있다”면서 “북한측 시각에서 안보보장의 가장 확실한 지름길은 서면합의서에 서명하는 것보다는 세계 초강국인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이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론초프 실장은 “만일 국교수립을 향한 단계적인 외교적 조치가 시작되면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그런 가능성을 향한 돌파구는 베이징 4차 6자회담에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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