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000년대 이후 상당한 외화 축적했을 수도”

국제사회의 제재 등으로 외화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2000년대 이후 거의 매년 공식적인 외화수지에서 흑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형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지난 달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비공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발표한 ‘북한의 2000년대 외화수급추정’이란 주제의 논문에서 “북한이 무기거래, 불법 수입 등에서 외화를 조달하지 않고도 대외거래를 통해 상품교역 적자를 충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여기에다 북한의 무기거래 수지와 불법수입을 더하면 북한은 최종적인 외화수입에서 상당한 흑자를 거두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따라서 북한은 최소한 2000년 이후에는 상당한 외화를 축적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특히 “북한은 2002년 10월 발생한 제2차 북핵위기와 이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가 강화된 2003년 이후에는 무기수출과 마약, 위조지폐 등의 불법행위도 줄여나간 것으로 추정된다”며 “여기에다 남한이 비료 무상지원과 쌀 차관을 중단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의 외화수급이 상당한 흑자를 냈다는 것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KOTRA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에서 2008년까지 9년간 북한의 누적 상품수지 적자는 90억 달러가 넘을 정도로 북한은 (남한을 제외한) 국제사회와의 상품 수지에서 엄청난 적자를 보이고 있다.

장 교수는 따라서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어떻게 이렇게 엄청한 외화수요를 충족해 왔는지를 궁금해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의 원조 외에도 무기거래, 마약 및 위조지폐의 생산 유통을 통해 대외 상품수입에 필요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북한의 외화수급이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북한 당국이 전면적인 경제봉쇄, 중국의 대북지원 급감 등 비상사태를 대비해 외환 보유고를 증가시켰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북한 당국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외화가 북한 내부에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을 수 있다”며 이 경우 ‘외화벌이’사업이 주요 외화 유통 경로가 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북한은 외화부족이 심각해진 1990년대 중반부터 해외 ‘외화벌이’를 장려하고 ‘외화벌이 일꾼’을 양산하기 위해 무역회사 설립과 외화소지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게 된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에 들어오면서 북한 당국의 외화에 대한 통제권이 일정부분 상실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

그는 아울러 북한의 외화수급이 2000년 이래 상당한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결과를 고려할 때 북한이 미사일과 핵실험에 사용하는 외화는 언론에 보도되는 액수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장 교수는 “인건비가 비싸고 최신 기술을 사용하는 서방 선진국의 미사일, 핵개발 비용을 북한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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