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0억 ‘삼지연공항 지원물자’ 전용”

북한이 정부의 남북협력기금으로 지원된 20억원 상당의 백두산관광 사업용 아스팔트 피치와 부자재를 무단전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감사 결과가 25일 나와 주목된다.

특히 통일부는 지원물자의 무단전용을 우려해 대응책을 검토하고서도 결과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대북퍼주기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감사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남북협력기금 운용과 관련한 국민감사청구를 접수해 지난 6월 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문제점을 적발하고 통일부 장관과 한국관광공사 사장에게 남북협력기금 낭비 방지 및 지원자재 무단전용 방지 대책 등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고 25일 밝혔다.

감사원은 통일부와 관광공사가 백두산 삼지연공항 활주로 재보수와 관련, 북한의 지원 요청을 받고 2006년 1월 남북협력기금 43억9천834만원으로 아스팔트 피치 8천t과 부자재를 구입해 북한에 지원했으나 이중 20억1천907만원 상당의 지원 물자가 활주로 공사에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2007년 11~12월 한국도로공사의 ‘백두산지구 아스팔트 포장 현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삼지연공항 활주로 포장상태는 2005년 12월 현장조사 때와 변동이 없었고, 피치 3천497t과 부자재는 활주로 공사에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또 북한 내각참사가 2006년 2월 개성기업인 오찬 간담회에서 남측의 지원물자 가운데 남포항으로 운송되는 물량은 평양 순안공항 포장용으로 사용하겠다는 취지로 말했고, 통일부는 지원물자의 무단전용을 우려해 대응책을 검토했으나 실제로는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통일부가 무단전용 방지 방안 없이 2006년 1월 남북협력기금으로 북한에 무상지원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관광공사는 북한과 물자지원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무단전용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내용을 합의서에 반영하지 않은 채 물자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통일부는 한국관광공사가 2005년 7월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백두산 관광을 위한 물자지원과 관련, 백두산 지구 도로포장 등에 필요한 피치 8천t과 관련 부자재를 부실공사나 무단전용 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49억1천256만원의 협력기금을 통해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후 시공이 종료된 뒤 통일부와 관광공사 담당자 등이 공사 현장을 현지 확인한 바 지원된 물자로 시공한 삼지연공항 활주로 포장공사는 아스팔트 함량부족과 다짐불량 등으로 부실시공됐으며, 백두산 관광을 위한 항공기 취항을 위해서는 추가로 7cm 두께로 아스팔트 포장 덧씌우기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공사 현장 확인결과 삼지연 공항 활주로 포장상태는 2년 전인 2005년 현장확인할 당시와 변동이 없으며 덧씌우기 공사에 사용하기로 한 피치 3천497t과 부자재(20억1907만원)는 삼지연 활주로 공사에 사용되지 않아 다른 용도로 전용된 것으로 추정했다.

감사원은 “도로공사 산출자료에 따르면 삼지연공항 활주로 보수를 위해선 피치 3천497t과 부자재만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사업진척에 따라 단계적으로 물자를 지원하는 것이 타당했다”고 강조했다.

감사원은 이어 “통일부와 관광공사는 북한에 2005-2006년 두 차례에 걸쳐 물자를 제공했으나 활주로 부실공사 등으로 백두산 시범관광은 현재까지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통일부 안팎에서는 눈에 보이는 가시적 성과에 집착한 통일부의 ‘성과주의 식’ 사업 태도에 따라 남북협력기금의 사용처 등에 대한 감시 장치 등을 명확히 마련하지 않고 지원한 것이 사태의 일차적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감사원 감사결과를 존중한다”며 “감사결과를 겸허히 받아 안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통일부는 남북협력기금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금 사용백서 발간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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