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의학적 감시 대상자’로 분류된 주민들을 2인 1조 체계로 감시하고, 매일 격리세대를 돌면서 확인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에 “중앙비상방역지휘부와 도·시·군 비상방역지휘부, 동 진료소와 인민반장, 인민보안서가 격리대상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본보는 폐질환 병력자나 감염병 환자들, 발열 증세가 있거나 해열제를 복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의학적 감시 대상자로 분류돼 자택에서 나오지 못하고 격리돼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의학적 감시 대상자들, 집밖에 나오지 못하고 자택 격리”)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한 당국은 의학적 감시 대상자들을 철저히 자가 격리하면서 체계적으로 감시·관리하고 있다. 격리세대가 있는 곳에서는 인민반별 혹은 각 기관별로 2인 1조로 감시조를 구성해 3교대로 돌아가면서 의학적 격리 대상자들과 그 가족들을 집밖에 나오지 못하도록 감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북한 당국은 이른바 ‘확인감시’ 체계를 구축해 자가 격리세대의 세대원들이 모두 집 안에 있는지, 외출한 사람은 없는지 매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확인감시라고 해서 마스크를 낀 동 진료소 의사, 보안원, 사민규찰대원, 인민반장이나 부반장, 동(洞)당비서나 지구(地區)당비서가 매일 격리 대상자들 집에 와서 창문으로 사람 얼굴을 확인하고 안에 있는지, 외출한 사람이 없는지 감시하는 것이 일상화돼 있다”면서 “이 같은 감시는 지난달 15일부터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당(黨)과 조선직업총동맹(직맹), 조선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조선소년단 등 조직별로 코로나19와 관련한 당국의 격리 방침에 반하는 자는 반역행위를 한 것으로 간주하고 엄하게 처벌하겠다며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소식통은 “우리나라(북한)에서는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조직생활을 모두 하는데, 각 조직들에서 이들(의학적 감시 대상자)이 격리시설을 이탈하거나 치료를 건성으로 하거나 무규율적인 경향과 행동을 보이면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역방침 관철을 고의적으로 거역하는 역적행위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가둬두고 동 보안서니 규찰대니, 조직별로 감시하니 말라 죽겠다’, ‘유동도 못한다 하고 마을에서도 격리된 집 있으면 지키라는데 우리도 언제 격리될지 모르겠다’며 불평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편에서는 국제구호 및 지원에 대한 바람을 드러내는 주민들도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사람들은 ‘자연재해와 전염병은 국제적 원조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은근히 원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북한 당국이 감염증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주민들은 국내 확산 실태에 상당한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다른 나라에 전염병이 퍼져 사람들이 죽고 있다고 하면서도 우리나라에는 (사망자가) 한 명도 없다고 한다. 그런데 친척들과 친구들에게 전화하거나 각 지방의 대방(상인)들을 만나면 강제 격리자들이 많다고 하니 우리나라도 심각한 상태라는 게 분명하다는 말들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