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50일 전투’ 결과 국영상점 문 열어








“내 말은 국영상점에 상품을 쌓아 놓고 판다는 게 아니다. 물건이 조금이라도 나와서 국영삼점에서 실제 팔렸다는 말이다. 물건이야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도 그런 물건을 생산해냈고 또 국영상점에서 팔았다는 것만 해도 얼마나 희한한 것이냐?”

함경북도 청진에 소재 대학에 다니는 김천식(가명·30세) 씨. 그는 이달 15일 함경북도 국경도시에서 데일리NK와 중국 통신망을 이용한 휴대전화로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먼저 올해 4월부터 9월 중하순까지 진행된 ‘150일 전투’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김 씨는 이번 노력동원으로 몇 개 부분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작용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는 먼저 ‘150일 전투’ 성과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김 씨는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대아사 기간)’ 이후 북한 당국이 ‘국영상점’ 복원을 시도해 올해 처음 국영상점들에서 생필품들의 상품을 팔았다고 말했다. 또 지역단위로 설립된 제약공장들에서 자체의 한약재를 이용해 항생제 효능이 있는 약품생산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국영상점에서 상품을 주변 상설시장과 비슷하게 받기 때문에 주민에게 별다른 혜택은 없다. 따라서 국가 상업망의 부분 복구가 1980년대 북한 사회주의 경제 복구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제 국가가 나서 장사를 한다’는 말도 나오지만 공급 부족에 시달려온 북한 경제에서 자체 생산한 제품을 국영상점에서 판매한다는 것은 물가 안정과 소비 심리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공업품상점’들에서는 수지(비닐) 제품과 플라스틱 제품이 전시됐다고 한다. 그릇, 중국제품을 모방한 수저통, 학생용 필갑(필통), 인형들을 비롯해 놀이감(장난감)들이 꽤 나왔다고 한다. 그 외 빨래장갑, 고무호스, 우산도 나왔고 컴퓨터 타자판(키보드) 같은 것들도 팔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속옷, 여성들의 가슴띠(브래지어), 난닝구(런닝셔츠), 반팔(티셔츠)들도 생산해 팔고 있다고 한다. 평성과 남포에서 만든 가방들을 많이 팔리고 있다. 학생들의 책가방도 있고 직장인들이 출퇴근을 할 때 메고 다니기 가방들도 선보였다고 한다.

그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젠 자본주의가 따로 없다”며 “국가가 책임지고 사람들을 먹여 살린다는 말은 아득한 옛말이다”라고 북한 경제 현실을 설명했다.

[다음은 북한 대학생(제대군인)과의 인터뷰①]

-지난 ‘150일 전투’의 경과에 대해 알고 싶다. 성과는 있었는가?

‘150일 전투’는 우리에게 필요한 전투였고, 또 필요 없는 전투이기도 했다. 성과도 있었지만 후과는 더 컸다.

가장 큰 성과는 발전소 건설 공사가 많이 진척된 점이다. ‘150일 전투’ 이후 강원도 원산발전소가 가동하기 시작한데 이어 함경북도 어랑천발전소와 자강도 희천발전소, 백두선군청년발전소들이 내년이나 2012년까지 완공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전기문제만 풀리면 지방공장들에서 자체로 생산할 수 있는 것들이 생기기 때문에 생산 증대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황해도 은률광산을 살리기 위한 사업도 진척이 있었고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김책제철소를 비롯해 철생산도 증가했다고 한다.

그 외 각지의 탄광들을 살리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 되고 있다. 일부 작은 탄광들도 부분적으로 생산을 재개했다고 들었다.

우리나라도 이젠 석탄 원천이 고갈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탄광을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옛날엔 돌보지 않던 중소 탄광들을 살리는데 많은 힘을 집중하고 있다. 전투 기간 몇개 중소탄광을 살려낸 것으로 알고 있다.

건설부분은 평양시 건설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지방마다 일부 낡은 살림집(진흙으로 지어진 단층집)들을 새로 짓거나 보수한 것이 있다. 시멘트가 부족해 아파트는 못 짓고 있다.

지금 시멘트는 모두 발전소 건설과 평양시 건설에 집중되고 있다. 내년부터 평양시 대학생들은 농촌지원이 없고 모두 평양시 건설에 동원된다고 한다.

초급당 비서(부학장)가 그러는데 대학생 교도대(북한은 대학 2학년에 6개월간 군사 훈련을 받음)는 내년에 군사훈련을 받지 않고 모두 평양시 건설과 발전소 건설에 동원된다고 한다.

각 도마다 있는 시멘트 공장들이 올해 보수작업을 거의 마쳤다. 지금은 전기사정으로 생산을 못하지만 내년 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지방시멘트를 가지고도 3층 정도까지 아파트는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지방 살림집 건설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

장군님(김정일) 방침이 2012년까지 낡은 살림집들을 모두 허물고 새로 짓거나 보수작업을 해서 문화주택의 면모를 갖추라는 것이다.

– 그렇게 많은 살림집들을 모두 허물고 다시 지을 수 있는가?

시멘트와 자재만 있으면 얼마든지 지을 수 있다. 굳이 전문 건설노력을 동원시킬 필요도 없다. 필요한 자재들을 주어 자체로 지으라고 해도 누구나 다 집을 지을 수 있다. ‘고난의 행군’ 이후 지은 집들은 대다수 개인들이 자체로 시멘트를 사서 지은 집들이다.

공업부분에서도 평방직(평양방직공장)을 비롯해 순천, 박천, 신의주 방직공장들에서 일부 생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 가장 큰 성과는 공업품 상점들과 수매상점들에서 처음으로 우리상품들(국내산)을 팔기 시작한 것이다. ‘고난의 행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들을 판다면 어떤 것들이 있는가?

올해 ‘식료상점’들에서 간장, 된장을 일정하게 공급했다(팔았다). 처음 2월부터 5월까지는 한달에 간장, 된장을 매 가정세대들에 1kg씩 시장가(300원)의 절반(150원)에 공급했다. 6월부터는 두달에 1kg씩 주었다. 지금은 ‘기초식품공장’에 들어갈 자재(콩, 밀)가 없어 간장, 된장 생산도 군대에 공급할 것만 생산한다.

‘공업품상점’들에 수지(비닐과 플라스틱) 제품들이 일정하게 나왔다. 그릇, 중국제품을 모방한 숟가락 통이라든지 학생용 필갑, 인형들을 비롯해 놀이감들이 꽤나 나왔다. 그 외 빨래장갑, 고무호스, 우산도 나왔고 컴퓨터 타자판(키보드) 같은 것들도 팔고 있다.

그리고 빤쯔(팬티), 여성들의 가슴띠(브래지어), 런닝그(런닝), 반팔(티셔츠)들도 팔고 있고 평성과 남포에서 만든 가방들을 많이 팔고 있다. 학생들의 책가방도 있고 일반 직장인들이 출퇴근을 할 때 메고 다니기 좋은 가방들이 많이 나왔다.

8.3제품(8월 3일 인민소비품)도 많이 나왔다. 단추, 혁띠, 빨래망치(방망이), 대패, 망치, 초물모자(강냉이 껍질 등으로 만든 모자), 의자 방석, 장갑, 이런 제품들을 수매상점들에서 팔고 있다.

간단한 수예작품들과 풍경화와 인두화(판자에 불에 달군 인두로 그린 그림)같은 그림들, 연필꽃이, 불삽, 불갈구리, 빵틀 같은 부엌에서 쓰는 도구들도 많이 나왔다.

요새 약국(약방)이 문을 열고 무얼 판다기에 가 보았는데 옥도정기, 아편꽃현초알약, 건위산, 오미자차, 구기자차, 우황청심환, 록태고, 조선고약, 종이반창고 같은 약들을 팔고 있었다. 신약들은 없고 모두 동약(한약)들을 팔고 있었는데 지방제약공장들에서 만든 것과 평양제약에서 만든 것들이 있었다.

나도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약이 없다나니 약국은 이미 ‘고난의 행군’ 이전부터 문을 열어 본 적이 없었는데 아마 한 20년 만에 처음 문을 연 것 같다.

올해 초에 ‘비밀편지(‘전체당원들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의 노동당 편지)’가 나온 후 장군님이 ‘우리 일꾼들이 패배주의에 빠져 할 수 있는 것도 안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일정하게 생산들이 이루어 진 것 같다.

– 상점에 나온 물건들이 잘 팔리는가?

내 말은 상점에 그런 물건들을 쌓아 놓았다는 것이 아니다. 상점에 조금이라도 나와서 팔렸다는 말이다.

양적으로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그런 물건들을 생산해냈고 또 상점에서 팔았다는 것만 해도 얼마나 큰 변화인가?

생산된 물건들은 주로 농촌사람들이나 돈 없는 사람들이 산다. 그래도 중국물건들만 값이 많이 눅(싸다)으니깐 그런 사람들 속에서 인기 있다.

빤쯔(팬티)나 여자들 가슴띠(브래지어) 같은 것은 젊은 사람들이나 시내 사람들은 공짜로 줘도 안 가진다. 질이 나쁜데다 모양도 형편이 없다.

평성과 남포에서 만든 가방들은 질도 좋고 인기가 많다. 그런데 그런 가방들은 또 중국제품보다 값이 더 비싸서 사람들이 오히려 장마당에서 중국가방을 사서 쓰는 정도이다.

그런대로 상품들은 만들어지면 대부분 팔리는 것 같다. 다만 이젠 국정가격(국가가 정한 가격)이라는 것이 없어지고 상점에서 파는 물건들이나 장마당 물건들이나 값이 비슷해져가고 있다.

이젠 자본주의가 따로 없다. 국가가 책임지고 사람들을 먹여 살린다는 말은 아득한 옛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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