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5년만에 ‘지식인대회’ 개최 진짜 이유는?

▲ 지난 30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북한 노동당이 주최한 전국지식인대회ⓒ연합

북한에서 노동당 주최 ‘전국지식인대회’가 평양시 4.25문화회관에서 열렸다. 1992년에 이후 15년만이다.

전국에서 과학, 교육, 문화예술, 보건, 체육, 출판보도 부문 지식인들이 참가했다. 북한은 “과학과 기술의 새 시대, 정보화 시대의 요구에 맞게 높은 과학기술에 기초한 경제강국을 하루빨리 일떠세우는 데서 지식인들이 선도자적 역할을 다해 나갈 데 대한 중대한 문제를 토의한다”고 했다.

개폐막식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일 내각 총리,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전병호 중앙당 비서(군수공업담당), 최태복 비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 등 주요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

11월 28일 금수산기념궁전 참배를 시작으로 본 회의는 29~30일까지, 12월 1일 폐회행사, 2일 대회 참가자들이 김정일과 기념촬영을 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10월 26일에 있은 노동당 세포비서대회에 김정일이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데 비하면 매우 이례적 대우이다.

북한은 지식인 대회에서 2012년까지를 ‘강성대국 달성의 해’로 선포했다. 북한의 주요정책들은 주로 새해 ‘공동사설’이나 노동당 전원회의, 최고인민회에서 결정하거나 선포한다. 그런데 갑자기 지식인 대회를 소집하고 여기에서 국가의 중대한 미래 전망 발표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북한의 지식인들은 권한이 있거나 결코 잘 사는 계층이 아니다. 90년대 이후 지식인들의 생활이 가장 어려웠다. 북한의 과학자나 대학교수, 작가 등 지식인들만큼 생활이 어려운 사람도 없다. 역전에서 석탄을 줍거나 장마당에서 옷 장사를 하는 등 항상 생활고에 시달린다. 식량난 시기 제일 먼저 굶어죽은 사람도 과학자들이었다.

그러나 북한정권은 정세가 어려울 때 지식인들을 앞에 내세운다. 그것은 어느 사회에서나 지식인들이 갖고 있는 보이지 않는 선전 파워 때문이다. 즉 정권이 지식인들의 ‘선전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92년 대회에서는 동구권 사회주의가 붕괴하자 불안을 느낀 북한정권이 지식인들을 모아놓고 ‘사회주의 고수’를 결의했다.

북한에서도 지식인들의 말 한마디가 여론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례가 많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처럼 지식인들을 ‘우리 당의 영원한 동행자, 충실한 조언자, 훌륭한 방조자’라고 추켜 세우며 주민들의 동요를 막고 내부를 결속하는데 이용하는 것이다.

북한이 이번에 지식인 대회를 열어 ‘경제강국 건설’을 목표로 2012년 시한까지 발표한 것도 지식인들의 지지를 이끌어내 정권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를 얻어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즉, 실제로 지식인들을 지원하여 경제를 일으켜 세우겠다는 뜻이 아니라, 정권이 내세운 ‘경제강국 건설’이라는 ‘선전 구호’ 아래에 지식인들을 모아놓고 내부결속을 다지겠다는 뜻이다.

북한의 경제는 본격적인 개혁개방 외에는 복구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김정일 정권은 스스로 개혁개방으로 나가기 어렵다. 따라서 이번 대회는 내부 결속용이자, 외부세계에 ‘개방 제스처’를 하는 선전용 목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부 언론에서 이번 대회가 북한의 본격적인 개혁개방 시도의 일환이며, 김정일의 후계자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은 지나친 과장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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