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0개년 경제계획’ 발표…”절박감만 드러내”

북한이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 계획(10개년 경제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정부기구로 ‘국가경제개발총국’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에 관한 내각 결정을 채택하고 국가경제개발총국을 설립하기로 했다”며 “새로 설립되는 국가경제개발총국은 국가경제개발 전략대상들을 실행하는데서 나서는 문제들을 총괄하는 정부적 기구”라고 보도했다.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목전에 두고 있는 북한은 빈사 상태에 놓인 경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경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에는 외자 유치를 위한 목적으로 대외경제협력기관인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과 국가개발은행의 설립을 결정했었다.


이번에 발표된 10개년 경제계획도 지난해 추진됐던 경제 정책에 이은 후속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 박철수 총재도 앞서 지난해 3월 경제인프라구축 10년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먹는 문제와 철도, 도로, 항만, 전력, 에너지 등 6가지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었다.


이와 관련 통신도 “내각은 국가경제개발 전략계획에 속하는 주요 대상들을 전적으로 맡아 실행할 것을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에 위임했다”고 밝히며, 이번 10개년 계획의 추진의 주체를 분명히 했다.


다만 지난해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과 국가개발은행의 신설이 외자 유치 등 북한 경제 회생을 위한 수혈적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 10개년 계획은 북한 내부의 경제적 동력을 재생시키기 위한 인프라 건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통신은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에 따라 하부구조 건설과 농업, 전력, 석탄, 연유, 금속 등 기초공업, 지역개발을 핵심으로 하는 국가경제개발의 전략적 목표가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기업은행경제연구소의 조봉현 연구위원은 16일 데일리NK와의 전화인터뷰에서 “10개년 전략계획은 북한 당국이 2009년 하반기부터 수립하기 시작했다”며 “구체적인 사업 분야는 모두 12개이며 총투자규모는 1천억 달러”라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구체적인 12개 사업 분야에 대해 ▲농업개발 ▲5대 물류산업단지 조성(라선, 신의주, 원산, 함흥, 청진) ▲석유에너지 개발 ▲2천만t 원유가공 ▲전력 3천만㎾ 생산 ▲지하자원 개발 ▲고속도로 3천㎞ 건설 ▲철도 현대화 2천600㎞ ▲공항·항만 건설 ▲도시 개발 및 건설 ▲국가개발은행 설립 ▲제철 2천만t 생산이며 이 가운데 1차적 과제는 농업개발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통신은 10개년 경제계획을 발표하며 “(계획이 수행되면) 당당한 강국으로서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와 국제경제관계에서 전략적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며 “2012년에 강성대국의 대문으로 들어설 기틀이 마련되고 2020년에는 앞선 나라들의 수준에 당당하게 올라설 수 있는 확고한 전망이 펼쳐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을 넘어 2020년을 새로운 목표로 내세운 것은 1년 앞으로 다가온 강성대국 건설 달성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외자 유치 등을 통해 경제 회생의 돌파구를 찾으려 애쓰고 있지만 대남 도발, 6자회담 공전 등으로 국제사회로부터의 모든 지원·협력이 중단된 상태다.


북한 당국이 2012년을 목표로 야심차게 추진 중인 평양 10만호 주택 건설도 만성적인 자재난과 전력난 등으로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는 등 주민들에게 선전할만한 성과를 내오지 못하고 있다.


또한 2012년은 김일성 탄생 100주년으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업적을 부각하고자 하는 목적이 강했다면, 2020년은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의미하고 있기도 하다. 2020년을 목표로 후계자 김정은의 경제적 치적을 쌓는 동시에 주민들에게 김정은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내 인프라 구축과 내수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외국 자본의 유치가 필수적이라 점에서 국제사회와의 관계개선이 먼저 이뤄지지 않는다면 북한이 발표한 10개년 경제 계획은 달성될 수 없는 목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 연구위원은 “대북 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북한의 10개년 경제 계획의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며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북한이 이같은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경제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느끼고 있는 절박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중국과의 중점적인 협력을 통해 일부 사업 정도는 전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제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도 지난해 중국과 일부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도 실제로 사업의 구체화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발표 자체에 의미를 뒀다고 볼 수 있다”며 대내적인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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