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호 전투근무태세’ 도발위협 최고조 의도

북한군 최고사령부가 26일 ‘1호 전투근무태세’ 진입을 선언하고 한미를 겨냥해 “실제적인 군사행동”을 위협하면서 북한의 도발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남위협이 최고수준에 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남 협박 공갈포’의 대단원이라는 지적도 있다.  


북한의 이번 성명은 실제 전시절차를 진행하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명의로 발표된 데다 도입 단계부터 “실제적인 군사적 행동을 과시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행동 절차 형식으로 제기한 최종결심에서도 “험악한 현실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실제 행동을 강조했다.


북한에서 ‘1호 전투근무태세’가 선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에서 ‘1호’는 김 씨 일가(一家)와 관련한 행사 또는 지시에 따라 붙는다. ‘1호’를 사용한 것은 이번 성명이 최고사령관 김정은의 강력한 의지를 담은 전투태세 명령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차원이다. 


북한이 군·민에 ‘전투준비동원태세’에 이어 ‘전투동원태세’를 발령한 상황에서 ‘1호 전투근무태세’를 내린 것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최고의 전투준비태세 차원으로 볼 수 있다”면서 “한반도가 불안하다는 것으로 북한이 분위기를 호도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김정은은 군부대들을 잇따라 시찰해 군사훈련을 참관하면서 “적의 심장부를 날려버려라” “적들을 수장시켜라” 등 원색적인 강경발언을 쏟아내왔다. 25일에는 동해에서 국가급 대규모 상륙 및 반(反)상륙작전을 펼쳤다. 실전에 앞서 실시할 수 있는 구두 위협과 군사훈련은 대부분 진행한 셈이다.


이번 명령이 전략로케트군부대들과 장거리포병부대들을 포함한 모든 야전포병군집단들에 내려진 것도 눈에 띈다. ‘야전’ 부대들은 최전방 부대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휴전선 인근에서 수도권의 주요 정부기관과 군시설 등을 조준하고 있는 부대다. 임의의 시각에 언제든지 대남 도발에 나설 수 있는 부대에 ‘비상대기’ 명령을 하달했다는 점에서 기습도발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또한 성명에서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가 출격, 언론에 보도된 군의 김일성·김정일 동상 타격 계획, 군의 원점·지원·지휘세력 응징 계획 등을 순차적으로 모두 거론한 것도 ‘도발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북한은 국지도발에 나서면 김 부자 동상을 정밀 타격하겠다는 우리 군의 방침에 대해 상당히 흥분한 어투로 경고했다. 성명은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이라며 “단순한 위협공갈단계를 넘어 무모한 행동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 것도 심상치 않은 대목이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데일리NK에 “김정은이 군부장악 필요성, 정통성 구축에 경도되어 있기 때문에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 중간의 도발형태로 서해상에서의 군사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이뤄지면서 이를 명분으로 내부 긴장수위를 높이기 위해 각종 동원훈련을 진행했지만, 의도대로 주민 결속이 되지 않자 긴장수위를 더 높이기 위해 성명을 발표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키 리졸브 훈련에서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와 핵잠수함이 참가했고, 독수리훈련이 진행 중이니 맞대응 차원인 것 같다”면서 “전투근무태세를 발령해 긴장을 조성해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군 간부출신 탈북자 심민웅(가명) 씨는 “전투동원령을 내렸는데, 그냥 물러나게 되면 주민들에게 ‘별 일 아니었다’라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내부 긴장 조성을 위해 전투동원령을 한 단계 더 높인 명령”이라며 “이전에는 이 같은 명령이 하달된 적은 없다”고 전했다.


심 씨는 “기존에는 인민무력부, 총참모부 등 해당부서에서 성명으로 전투동원태세나 전투동원령을 내렸지만, ‘1호’를 붙인 것은 김 씨 일가와 관련된 것”이라며 “최고사령부가 김정은의 지시를 받아 전투근무태세에 돌입한다는 것을 알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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