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월 李당선인측에 회동제의…靑 “공식접촉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인 1월 중순 북한으로부터 당국자 간 회동을 제의받았으나 ‘목적이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로 사실상 거절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고 동아일보가 5일 보도했다.

신문은 정부의 한 관계자를 인용해 “당시 북측은 국가정보원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취임 전 ‘책임 있는 양측 관계자들이 만나자’는 뜻을 전달했다”며 “그러나 이 대통령은 ‘회동의 구체적인 목적이 분명하지 않다’며 회동 목적을 정확히 밝혀달라고 북측에 요구했고, 북측은 결국 접촉 시도를 중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시 북측의 회동 제안에 대해 ‘왜 만나자고 하느냐’‘북한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등 목적을 꼼꼼하게 따졌고, 이에 대해 북측은 ‘그렇다면 일단 취임한 뒤에 보자’며 접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당시 이 대통령 주변에서는 자칫 남북관계에 영향을 줄까봐 ‘접촉 불발’ 사실을 극비에 부쳤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기자회견이나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북정상회담 등에 ‘남북 모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면 형식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회담을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었다.

이 같은 발언에 비춰봤을 때 ‘국내정치용’이나 ‘보여주기 위한’ 회담은 하지 않겠다는 원칙에 따라 북측의 회동 제의를 거절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북한은 향후 경제 재건을 위해서라도 새로 출범한 남한 정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회동을 통해 이명박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바란다는 김정일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이전과는 다른 성향의 정권이 들어서자 북측은 이를 테스트 해보고 싶었을 것”이라며, 또한 “북한 당국은 차기정부 출범 이전에 자신들의 의도에 맞게 길들이기 위한 목적으로 물밑 접촉을 제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5일 북한측이 회동을 제의해왔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정부 당국자를 통한 제의는 없었다”면서 공식적인 접촉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남북 접촉은 상시적으로 다양한 채널이 있어왔다”면서 “이 대통령께서 여러차례 강조했던 것처럼 이른바 원칙과 결실없이 만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차원에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또 “사적 채널을 통한 것은 중요한 것은 아니며 신뢰문제도 있을 수 있고 이를 거부했다면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면서 “구체적인 채널은 확인하기 어려웠다. 다양한 접촉과정에서 그런 일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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