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년새 당·정 핵심기구 인사 80% 교체… “친정체제 공고화”

통일부 '북한 주요 인물정보' 발간…정찰총국장에 림광일, 호위사령관에 곽창식 교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 사진=노동신문.

북한이 1년여 만에 당·정 핵심조직의 구성원을 80% 가량 교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실용주의적인 인사 스타일과 친정체제 공고화 경향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통일부는 13일 북한의 공식 발표와 매체 보도에 근거한 ‘2020 북한 주요 인물정보’와 ‘2020 북한 기관별 인명록’을 발간했다.

이번에 발간된 주요 인물정보에는 지난해 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등 주요 행사를 통해 확인된 조직개편 및 인사를 반영해 새로운 인물 23명을 추가하고 5년 이상 장기간 식별되지 않은 18명을 삭제하는 등 총 364명이 수록됐다.

먼저 당(黨)에서는 ▲김영환(평양시 당위원장) ▲김조국(당 제1부부장) ▲김철삼(남포시 당 위원장) ▲리정남(당 부부장) ▲리호림(당 부장) ▲리태일(양강도 당위원장) ▲박명순(당 부부장) ▲유 진(당 부부장) ▲조춘룡(당 정치국 후보위원) ▲허철만(당 부장) ▲현송월(당 부부장)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정(政)의 경우에는 ▲고길선(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서기장) ▲김일철(내각 부총리) ▲김정호(인민보안상) ▲박금희(최고인민회의 부의장) ▲양승호(내각 부총리) ▲오춘복(보건상) ▲전학철(석탄공업상)이, 군(軍)의 경우에는 ▲곽창식(호위사령관) ▲김정관(인민무력상) ▲림광일(정찰총국장) ▲위성일(제1부총참모장) 등이 추가됐다.

이에 따라 대남·해외 공작 활동을 총괄하는 정찰총국장이 장길성에서 림광일로, 최고지도자를 지근거리에서 경호하는 호위사령관이 윤정린에서 곽창식으로 교체된 것이 확인됐다.

림광일은 군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총국장을 지낸 인물로,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를 계기로 상장 계급장을 달았으며 동시에 당 중앙위 위원으로도 임명됐다. 그간 정찰총국장을 맡아온 장길성은 지난해 해임된 것으로 통일부는 추정했다.

곽창식은 마찬가지로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상장으로 진급, 당 중앙위 위원으로 올라선 인물이라는 것 외에 다른 이력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통일부는 호위사령관 교체가 지난해 4월 이뤄진 것으로 파악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1년여 만에 당 정치국 위원, 국무위원회 위원 등 주요 기관 구성원을 대폭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에서 주요하게 생각하는 당 정치국의 교체비율은 (1년여 사이) 80% 가까이 되고 국무위원회 위원 11명 중 9명이 변경돼 82%의 높은 교체율을 보인다”며 “최근 들어 계속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고 실용주의 인사를 하는 패턴, 추세가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김정은 친정체제가 공고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했다.

이밖에 통일부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소속 불명’으로 분류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조직지도부나 선전선동부 그리고 확인되지 않은 지위 등 세 방향으로 보고 있다”면서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어 계속 주시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가 13일 발간한 ‘2020 북한 주요 인물정보’와 ‘2020 북한 기관별 인명록’. /사진=연합

한편, 이번에 발간된 북한 기관별 인명록에는 지난해 8월 29일 개정된 북한 사회주의 헌법에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직책이 명시됨에 따라 해당 직제를 반영했고, 선박공업성과 개성특별시 등 신설 기관도 추가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선박공업성 신설과 관련, “북한에는 35개의 성이 있는데 그 중 공업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게 14개로 40% 비중을 차지한다”며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특성들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고, 공업성들이 업무에 따라 세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성특별시 신설에 대해서는 “북한에 도가 9개, 평양직할시가 있고 남포·나선특별시가 있었는데 개성특별시가 작년 8월 시·도별 순위 발표 시에 확인됐고, 올해 초 당 전원회의 과업관철 궐기대회를 별도로 개최한 것으로 개성특별시 신설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인명록에는 북한 매체 보도에 의한 변동·수정 사항 반영 등 기관 및 단체 소속인물 1만 4334명이 수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