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李대통령 발언 왜곡인용 많아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의 성명과 후속 북한 언론매체의 보도들에서 이명박 대통령이나 이상희 국방장관 등의 북한관련 발언들을 ‘대북 대결’ 방향으로만 왜곡 또는 자의적으로 해석해 인용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자신들의 대남 “전면대결 태세” 선언이 남한 정부의 대북 대결정책 때문이라는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에 대한 기대나 동경을 접고 적대 의식을 갖도록 부추기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대표적인 게 이 대통령이 “새해 벽두부터 협력으로는 북남관계를 개선할 수 없다고 서슴없이 공언하였다”는 총참모부 성명 대목.

20일자 북한의 노동신문은 ‘정세 파국을 몰아온 자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이를 “협력 무용론”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새해 벽두’에 ‘협력으로는 북남관계를 개선할 수 없다’고 말한 일이 없다.

북한측 주장의 근거일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한 일간지가 지난 5일자 보도에서 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31일 통일부 업무보고를 받을 때 “과거와 같이 북한에 뭔가를 주고 경제협력을 하는 것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안된다”고 말했다고 전한 대목이다.

이 대통령이 ‘그러니 힘으로 북한을 대해야 한다’고 대결선언을 한 것처럼 비치게 하려는 전형적인 왜곡 인용인 셈이다.

19일자 북한의 노동신문은 ‘우리의 대답은 무자비한 징벌이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이 대통령이 남북관계에서 “힘을 이용하여 북이 변화된 행동”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 “국방정책의 주요 목표”라고 말해 군사적 대결과 북침전쟁 도발을 기정사실화했다고 주장했으나 이 대통령이 국방부나 통일부 업무보고 등 공개석상에서 이러한 말을 한 일이 없다.

북한은 남한 언론보도나 민간단체의 성명.논평 등이 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발언의 의미를 해석한 표현을 이 대통령 등이 직접 얘기한 것처럼 인용해 비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대통령이 “힘을 이용하여 북이 변화된 행동”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노동신문의 주장 역시 이러한 경우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총참모부 성명은 또 이상희 국방장관이 “제3의 서해교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라고 기염”을 토했다고 주장했고 이어 노동신문은 20일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무모한 행위’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역시 이 장관이 “제3의 서해교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으나, 이 장관이 ‘제3의 서해교전’이라는 표현을 쓴 일이 없다.

이 장관은 지난 1일 평택 해군 2함대를 방문, “2함대를 방문한 것은 이미 두 번의 교전이 있었고 지금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북방한계선(NLL) 지역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었다.

서해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과 “제3의 서해교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라고 말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어감은 물론 어의도 전혀 다른 것이다.

북한의 총참모부 성명은 이와 함께 “괴뢰 군부 호전광들은 이른바 ‘통수이념’을 받든다고 하면서 군사적 힘으로 대북 대결정책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역설해 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역시 이상희 장관이 지난 2일 신년 메시지에서 “우리는 지난 한해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님의 통수 이념을 받들어 확고한 국방태세를 확립함으로써 적의 무력도발을 억제했고 정부의 정책을 힘으로 뒷받침”이라고 말한 대목을 자신들의 주장에 유리하게 비틀기한 것이다.

총참모부 성명을 비롯해 북한 언론매체들이 자주 비난하는 김태영 합참의장의 ‘선제타격’ 발언도 북한이 소형 핵무기로 남한을 공격할 경우 대처 방안에 대한 국회의원의 질의에 “제일 중요한 것은 핵을 가지고 있을 만한 장소를 확인해서 타격하는 것이고 그 다음에는 미사일 방어대책을 강구해서 핵이 우리 지역에서 작동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답변한 것을 해석한 것이다.

당시 남한 내에서도 김태영 의장의 답변에 대해 ‘선제타격’론이라고 풀이하고 적절한 답변이었느냐를 놓고 논란이 있긴 했다.

또 노동신문은 19일자에서 “통일부 역시 우리 공화국(북한)을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대결상대’로 규정”했다고 주장했으나, 통일교육원이 발간한 ‘2008 북한이해’에서 북한을 “우리와 정치.군사적으로 대결 상태에 있는 경계의 대상임과 동시에 하나의 민족공동체 형성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동반자”로 규정한 것의 일부만 취한 것이다.

이밖에 노동신문은 “이명박 일당이 반공화국 인권 소동을 벌인 결과, 1970년대 초부터 수십년동안 유지돼 온 판문점 적십자 연락대표부가 폐쇄되고 북남 사이의 직통전화들이 단절됐으며 인도주의 협력사업도 할 수 없게 됐다”고 폐쇄와 단절의 주체를 애매하게 처리함으로써 남한이 이런 조치를 취한 인상을 주려 했지만 이들 조치는 북한이 일방적으로 취한 것이다.

한편 노동신문은 19일자 ‘염치없는 수작’이라는 제목의 ‘단평’에선 “파쇼폭압 정치의 총본산인 청와대부터 폭파해 버려야 한다”고 ‘청와대 폭파’라는 말을 입에 올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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