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李대통령과 상종 안 해”…對南강경기조 유지

김정일 사망 후 경색된 남북관계가 해빙무드로 갈 것이란 예상과 달리 김정은 시대에서도 당분간은 대남강경책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추모대회를 끝으로 김정일 장례행사를 마무리한 북한은 애도기간이 끝나자마자 대남강경책을 들고 나왔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30일 “이미 선포한대로 리명박 역적패당과는 영원히 상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일 애도기간이 끝난 후 북한의 첫 공식반응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성명은 “민족의 대국상 앞에 저지른 리명박 역적패당의 악행은 남녘동포들의 조의표시와 조문단 북행길을 한사코 막는데 극치를 이루었다”며 “바로 이러한 악행의 앞장에 만고역적 이명박 역도가 서 있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강도높은 실명 비난을 했다.


김정은은 조문을 위해 방북한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 최고의 예우를 표했다. 햇볕정책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두 사람을 극진히 대우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을 노리고 유화적 제스처를 취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국방위가 이같은 성명을 발표하면서 김정은 시대에도 당분간 대남(對南) 강경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은 영결식과 추모대회에서 권력엘리트와 주민들에게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주력했다. 그만큼 군·당·보안기관에 대한 장악력이 아직은 미흡하고 지도자로서 주민들에 대한 권위가 부족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정은은 남북관계 등 대외관계 개선보다는 권력기반을 구축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것이 급선무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김정은 체제가 안정화되기까지는 김정일 시대의 남북관계를 답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면 김정일 시대에 추진한 나선과 황금평 개발은 외자유치를 위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김정일 사망 전 북미대화가 급속도로 진전을 보였던 만큼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대북정책 유연성’을 강조하면서도 실제 협상에서 양보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된 자극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 정부와는 거리를 두면서 미국과 중국 등과는 접촉을 가지며 남한의 대북정책 전환을 노린 조치라는 것이다.


하지만 천안함·연평도에 대한 북한의 성의있는 태도변화가 없는 한 ‘대북정책에 대한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정부 기조가 아직 유지되고 있어 경색된 남북관계는 당분간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북한은 1994년에도 김일성 추도대회 다음 날 문민정부의 조문불허를 이유로 김영삼 대통령을 실명비난했고 남북관계는 한동안 악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