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女의사, 병원 사직하고 장사꾼으로 탈바꿈 왜?

북한의 의료 시스템 붕괴에 따라 국영병원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의사 지망생들이 의학부가 아닌 위생학부와 약학부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국영병원 의사에 대한 처우가 열악해진 반면, 위생·약학부 졸업생들이 배치되는 국경세관이나 도시군의 위생검역소에선 각종 뇌물을 받을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최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평양시를 비롯한 전국 의학대학 지망생들은 ‘가장 인기가 있는 학부는 위생학부와 약학부’라고 말한다”면서 “이전에는 빽(배경)이 없고 힘없는 집 자녀들만 마지못해 입학하던 학과가 위생과 약학부였지만 지금은 전망이 좋은 학부, 먹을알(뇌물)이 많은 학부로 통한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위생학부 졸업생은 항만과 국경세관의 ‘위생검역원’이 되기 쉬워 ‘이곳에서 3년 정도 일하면 부자가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면서 “모든 수출, 수입 상품은 반드시 세관의 ‘위생검역소’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무역회사 사장들은 검역원의 생트집이 싫어 달러나 상품을 뇌물로 바친다”고 설명했다.

또 소식통은 “도, 시군(구역)마다에 마련된 위생방역소 직원으로 입직(入職)하게 되면 열차 여행자들에 대한 전염성 질병상태를 확인하는 ‘역학증명서’ 발급을 전담하게 된다”며 “장사와 타 용무로 이동하는 대다수 주민들은 ‘역학증명서’ 발급의 껄끄러운 절차 때문에 뇌물을 바치고 증명서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특히 위생방역소 ‘공해감시과 감시원’에 배치되면 외화벌이 기업을 포함한 지역공장들을 상대로 ‘공해감시 감독원’의 특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면서 “공해방지 대책은 없이 오직 돈벌이에만 눈이 어두운 기업소 간부들은 공장가동 중단을 막기 위해 위생방역소에서 파견한 감시원에게 각종 뇌물을 바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감독원들은 평양시를 중심으로 지방 주요도시의 광산이나 제철, 제강소, 화학공장굴뚝에서 나오는 연기, 먼지, 가스배출농도를 측정하기도 한다”면서 “검사결과 기준허용 수치보다 높거나 정해진 먼지, 가스제진(除塵) 장치가 없이 생산을 땐 벌금을 물리거나 ‘빨간딱지’를 붙여 가동을 중단시키기도 한다”고 전했다. 

약학부 졸업생 관련 소식통은 “요즘 전국의 시장 매대와 입구에서 불법약품을 판매하고 있는 약 장사꾼의 90%가 각급 병원 외과, 내과, 소아과에 종사하던 남녀 의사들”이라면서 “국가로부터 보장받던 얼마간의 배급, 월급마저 끊기게 되자 의사들은 장사를 할 수 있는 국영기업소 소속의 의사가 되거나 사직이 가능한 여성 의사들은 일을 그만두고 시장에 진출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과거 국영병원 구석에서 한약이나 제조하던 약학부 출신 의사들은 치료약이 없고 의사에게 배급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요즘과 같은 세상에는 외과, 내과 의사들보다 인기가 더 많다”면서 “더욱이 약학부 출신 의사들이 도, 시군 ‘의약품관리소’에 배치되면 ‘유엔약’이라 불리는 국제구호단체 약품을 취급 관리하기 때문에 막대한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평양의대는 물론 지방 의대만 나와도 ‘의사는 안정적이면서도 평생 먹고살 직업’이라며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북한 경제 붕괴에 따라 국가 의료시스템 유지가 불가능해지면서 의사나 간호원에 대한 기본적인 배급조차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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