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힐 방북 환영…美고위층 방북 이뤄질까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방북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북한 최수헌 외무성 부상이 “나의 조국을 방문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항상 그를 환영할 것”이라고 화답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최근 조지 부시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미국 최고위층의 방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양국관계의 급진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미국과 양자대화를 희망해 온 북한은 최수헌 부상의 말대로 힐 차관보의 방북에 환영의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미국의 입장이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23일 “지금으로선 오는 11월 예정된 북핵 6자회담 제5차 회담을 위해 베이징(北京)에 가는 계획밖에 없다”고 말했지만 현재라는 전제를 달아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진 미국내 강경파의 입장이 힐 차관보 방북의 걸림돌로 보이지만 이번 제4차 6자회담에서 보여준 라이스 장관-힐 차관보 라인은 외교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에 올인, 강경파의 입김으로부터 자율성을 가진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내 일부 강경 인사들도 북한 문제는 라이스 장관이 전담한다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라이스 장관의 결단이 주목된다.

정부 당국자는 “일단 제4차 6자회담 공동성명 타결 등 지금 보여지는 일련의 흐름으로 보면 힐 차관보의 방북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북핵문제 해결의 최대 걸림돌이 북.미간 신뢰부족이라면 힐 차관보의 방북은 신뢰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두 가지 측면에서 힐 차관보의 방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나는 북한의 ’선(先) 경수로 제공-후(後) 핵포기’ 요구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힐 차관보의 방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경수로 제공을 ’신뢰조성의 물리적 기초’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이 대북 적대시정책을 이어가고 있어 경수로 공급을 반대하는 만큼 경수로 공급을 통해 정책전환의지를 보이라는 것이다.

제16차 장관급회담(9.13-16)에 참가한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을 통해 북.미관계 정상화 의지를 보인 힐 차관보가 직접 평양에 들어가 미국 정부의 의지와 로드맵을 보여준다면 북측의 선 경수로 요구 주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번째로 힐 차관보가 방북을 통해 북한의 최고지도부를 만나 ’결단’을 설득한다면 핵문제 해결의 발걸음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남북관계를 푸는 결정적인 계기는 2000년 정상회담이었고 같은 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의 방북과 김정일 위원장 면담은 김 위원장의 결단 속에서 북.미관계 급진전의 문턱까지 이르렀었다.

북한에는 김정일 위원장 단 1명의 외교관만이 존재한다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로 김 위원장의 결단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북한 최고지도부와의 면담을 통해 ’위에서 결정해 아래로 내려오는 방식’의 협상을 이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은 북한과 양자관계를 만들어가는 데서 이니셔티브를 쥘 필요가 있다”며 “북한의 지도부와 미국 정책결정자의 면담은 현안을 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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