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휘발유·디젤 수요 50% 이상을 軍이 차지”

북한 전체 에너지 수요가운데 북한군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현재 8%로, 10여전에 비해 2배로 늘어난 것으로 한반도 에너지 문제 전문가가 추정했다.

호주 노틸러스 왕립 멜버른 공과대의 피터 헤이즈 교수는 지난달말 발표한 ‘북한 에너지’ 제목의 논문에서 2000년 현재 북한의 총 에너지 수요가운데 북한군이 차지하는 비중이 8%정도이나, 석유제품만으로 따지면 37%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특히 휘발유와 디젤만 보면 이 비중은 50%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로 인해 북한은 군대의 에너지 수요가 북한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감군 방안을 내부 논의중이라고 헤이즈 교수는 이 논문과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북한 내부의 감군 논의 동향에 대한 질문에 “지난 수년간 북한 내부에서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군대 일부를 줄이는 방안에 관한 논의가 계속돼 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김정일(金正日)이 수년전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도 이 문제를 면밀히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감군 논의는 약 2년전 북한 경제 전문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며 최소 2002년 9월까지 북한 내부의 감군 논의 사실이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헤이즈 교수는 이에 앞서 1997년에도 노틸러스 연구소의 안보.에너지 연구 일환으로 북한 에너지 수요 실태를 연구, 1990년 현재 북한군의 에너지 수요가 북한 총 수요의 4.2%를 차지하고, 석유제품에선 17.1%, 석탄에선 3.9%, 전기에선 8.1%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했었다.

2000년 추정치에선 총 석탄 수요의 66%, 전기에선 8%를 군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이즈 교수는 미 정부의 북한 군사력 자료나 영국에서 발행되는 제인연감 등에 나타난 북한의 군용차량, 항공기, 함정 등 자료와 북한군의 훈련 또는 군사연습 때 사용되는 연료량 등의 정보를 취합, 이러한 추정치를 내놓았다.

헤이즈 교수는 특히 북한군의 군사연습 때 연료사용량에 대한 추정치를 토대로, 30일간의 전면전을 가상했을 때 북한군의 연료사용량이 총 2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2000년 현재 수입.생산율로 계산하면 이만한 양을 재비축하는 데는 4개월 (정유시설이 100% 가동되고 모두 군에만 공급한다고 가정할 경우는 2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추산은 전투 30일이 지나면 지상군 장비 50%가 파괴되고, 군용기는 24시간만에 작전비행을 중단하게 되고, 해군 함정 등은 5일만에 90%가 작전을 중단하게 되는 상황을 가정해 나온 것이다.

헤이즈 교수는 “에너지는 북한 핵무기 도전의 핵심 구성분이자 이 위협 해결책에서 빠져선 안될 요소”라며 “북한의 경우 에너지 안보 문제는 곧 비확산 문제”라고 말해 북한 핵문제 접근에서 북한 에너지 문제의 결정적 역할을 강조했다.

헤이즈 교수는 이 연구에서 그러나 북한의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석유제품의 철도 수송은 방해할 수 있으나 도로 수송은 방해하기 어려우며, 군용 에너지는 비축물량이 있고, 주요 수력발전소는 중국의 협력으로 가동되고 있으며, 일반 주민의 난방용 에너지는 대체연료와 석탄이 주종을 이루고 있고, 송전시설은 이미 파편화된 상태이며, 에너지난은 생활의 일부가 됐기 때문에” 북한 경제와 군에 대한 에너지 지렛대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군의 에너지 수요 비중을 비롯한 북한 에너지 실태에 대한 자신의 분석은 “전면전 때를 제외하고는, 에너지를 지렛대로 북한 경제나 군에 압박을 가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정책수립가들에게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결적인 방식이 아니라, 북한의 에너지 문제에 구체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통한 에너지난 협력 방안을 찾는 게 현실주의적인 정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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