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후계자격으로 배반않을 `충실성’ 내세워

“제2국제당(제2인터내셔널)에 공헌한 베른슈타인, 카우츠키와 같은 기회주의자들이 마르크스주의를 배반해 수정주의의 길로 전락했으며, 스탈린 사후 권좌에 오른 흐루시초프에 의한 수정주의가 대두해 이후 배신자인 고르바초프에 의해 사회주의의 붕괴라는 참상이 일어났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이 최근 보도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세습 후계자 김정은에 대한 ‘위대성 교양자료’에 들어 있는 대목이다.

이는 한때 세습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이 지난해 중반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가 재기한 후 결국 핏줄인 셋째 아들 정은으로 후계자를 내정한 핵심 이유가 후계자의 `배반과 배신, 수정주의의 등장과 체제붕괴에 대한 두려움’이었음을 보여준다.

마이니치 신문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전문 공개한 ‘김정은 대장 동지의 위대성 교양자료’는 김정은 이 김 위원장에게 “한없는 충실성”을 지니고 있고 그의 선군사상과 이론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선군영도의 계승자로서 정당성과 필연성을 갖고 있다는 선전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앞으로 김 위원장의 선군사상과 선군영도의 ‘위업’에 대한 선전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직접적으론 김 위원장을 우상화하는 것이지만 결국은 김정은 후계체제를 구축하는 작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실제로 지난 4월 헌법개정 때 ‘공산주의’라는 말을 빼는 대신 ‘선군사상’을 새로 넣어 고 김일성 주석의 ‘주체사상’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았으며 언론매체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의 ‘선군영도 위업’에 대한 선전을 강화하고 있다.

‘교양자료’는 김정은에 대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천재적 영지와 지략을 지닌 군사의 영재”라거나 “현대 군사과학과 기술에 정통한 천재”라고 군사적 재능과 경력 위주로 선전하고 있다.

자료는 특히 “2006년 12월24일 김정은 대장 동지는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의 졸업증명서와 휘장을 수여받는 자리에서 주체의 선군혁명 위업을 찬란히 계승해 나갈 것을 희망했다”며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시절에 포병 지휘관 3년제와 연구원 2년제를 전과목 최우등으로 졸업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앞으로 북한이 향후 김정은의 후계자 수업기간을 후계자로 내정된 지난 1월이 아니라 이 시점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 산정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김정은의 군사적 재능 입증사례로 자료는 그가 특히 포병전에 능하며, 북한군이 위성항법장치(GPS) 수신기와 인공위성 자료를 이용한 지도를 작성한 것도 김정은의 아이디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대장 동지가 작전지도에 반영한 포병이용 계획을 보고 백전노장들도 그 분의 군사적 안광에 감복을 금치 못했다”는 것.

자료는 김정은이 올해 초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군부대의 포사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밝혀 그가 올해 3월까지 세 차례 북한 언론에 보도된 김 위원장의 포병부대 시찰에 동행했음을 시사했다.

자료는 또 장거리 로켓 발사 때 김 위원장과 함께 직접 시찰했다고 밝혀 그가 위성관제소 현장에서 참관했다는 당시 대북소식통의 말을 확인했고, 4월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과 5월1일 노동절을 맞아 치러진 ‘축포 야회’를 김정은이 직접 조직.지휘했다고 밝혀 역시 당시 소식통의 말을 확인했다.

이 자료는 김정은에 대해 “위세 좋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 등 우리 수령님(김일성)과 우리 장군님(김정일)을 꼭 빼닮은” 외모까지 거론하며 “유일무이한 후계자”로 내세웠다.

고 김일성 주석이 김정일 위원장의 재능을 자랑했듯이 김 위원장도 김정은의 재능을 자랑했다.

“(김정일)장군님은 4월의 명절을 맞이하여 진행된 축포야회를 보시고 최대의 만족을 표시했다”며 ” 김정은 대장 동무가 당과 인민을 위하여 헌신적인 것을 행했다고 인지할 때마다 감동을 금할 수 없다고 말씀했다”는 것.

김 위원장은 또 “김정은 대장 동무는 군사적 안목이 넓으며, 실력이 매우 높다”고 칭찬하고, 북한군 지휘관들에게 “김정은 대장 동무를 확실히 받들어 본인의(나의) 의도와 동일하게 인민군대를 정치군사적으로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지침을 주고 당.정 간부들에게도 “당과 인민에 대한 김정은 대장 동무의 충실성과 헌신적 복무정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자료는 전했다.

고 김일성 주석도 김 위원장의 후계자 시절 그의 ‘영도력’ 등을 찬양하며 간부들이 김 위원장에게 충실할 것을 강조했었고, 북한은 이를 널리 소개했다.

자료는 또 김정은이 “전설적 강행군을 끊임없이 연장하시는 최고사령관 동지의 노고를 줄이고 기쁨과 만족을 드리기 위해 문무충효를 바치고 계시다”고 말해 그가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에 동행하고 있음을 시사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효심도 강조했다.

자료는 이어 김정은이 “역사에 유례없는 가장 혁명적인 가정에서 탄생하시어 경애하는 장군님과 존경하는 어머님의 혁명적이고 치밀한 교양과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했다”고 서술해 앞으로 정은의 생모인 고 고영희씨에 대한 우상화 작업도 벌어질 것을 예상케 했다.

이러한 김정은은 “최고사령관 동지의 유일한 후계자이시며, 주체의 선군혁명 위업의 위대한 계승자이자 영도자”라고 자료는 강조하고, 김정은에 대한 첫 찬양가요인 ‘발걸음’을 “21세기의 수령 찬가”라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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