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황장엽 망명으로 사상강국 붕괴 시작돼”







(사)민주주의정치철학연구소, 황장엽 민주주의건설위원회가 주최한 ‘황장엽 선생 서거 1주기 추도기념 학술토론회’에서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이 ‘황장엽 선생의 망명과 북한 권력엘리트의 동요’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봉섭 기자


“황장엽 선생이 북한이란 억압된 체계 하에서 어떻게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발견하느냐 하는 점을 이론화했다는 측면에서 우리 모두 그의 해방철학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10일 민주주의정치철학연구소·황장엽 민주주의건설위원회가 63빌딩에서 주최한 황장엽 전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서거 1주기 ‘인간중심의 정치철학 학술 토론회’에서  “북한은 전체주의 체제 이념을 생명으로 간주하는 사상강국이다. 황 선생의 망명은 사상강국의 붕괴를 알리는 것이었고, 북한민주화에 대한 선전포고였다. 순수 주체사상은 북한을 떠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소장은 또한 “황장엽 선생의 남한 망명으로 측근·밀실 정치가 심화되면서 절대 권력이 부패하고 있다”면서 “최근 평양시에서 온 한 탈북자는 현재 평양시에 10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상인이 0.7%에 달한다고 증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당 경공업부장 김경희가 외부로부터 들어온 식량과 물자를 모두 장마당으로 빼돌려 당 자금을 확보한다. 이 과정에서 기득권을 가진 장사꾼들이 외화를 착복, 큰 부자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측근정치는 권력의 소수 집중으로 부패를 낳고 지방과 중앙을 이반시키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김정일 체제는 서서히 와해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정수 민주주의정치철학연구소 소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황 선생의 인간중심 철학을 통해서 인간 본연의 길을 밝혀줄 수 있는 철학사상이 확립됐다. 그 토대위에서 우리는 많은 연구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황장엽 위원장을 평가했다.


오윤진 예비역 장군은 “황 선생은 이상주의자·민주주의자로서 북한민주화와 남북 통일을 위해서 목숨을 걸고, 가족들을 버리고 탈북한 이 시대의 큰 별이었다”면서 “한 번은 황 선생의 원고를 숙독하는데 수십 일 동안 보고 또 봤지만 그 큰 뜻을 헤아릴 수 없었다”고 술회했다.


한편, 이날 5시부터는 황 전 위원장에 대한 1주기 추도식이 63빌딩 3층 주니퍼홀에서 이어졌다. 이 자리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박관용 전 국회의장, 정원식 전 국무총리 등 각계 인사 300여 명이 참석해 황 전 위원장의 유지를 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