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환율급등 원인, 달러 사재기?

▲ 북한 내 시장한도 가격을 공시한 표

북한 암시장에서 비공식적으로 거래되는 유로당 북한 원화 환율이 3천 원대로 상승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거래가 이뤄진 정확한 지역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북한 내 암시장에서 1유로당 3천 원, 1달러당 2천 6백 원으로 북한의 공식 환율인 유로당 170원, 달러당 140원보다 10배 이상 높게 거래됐다고 전했다.

이번 보도에 따르면 작년 8월까지 1유로당 2천 원까지 올랐던 시장환율이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다시 6개월 만에 50% 상승한 셈이다. 기록적인 물가상승률 때문에 작년 8월 북한에서는 화폐개혁까지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연구원 최수영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엔케이>와 가진 통화에서 “북한은 외국과의 교역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외환보유량이나 금리에 영향을 받기보다는 국내적 물가동향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환율은 쌀값의 변화를 유사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쌀값 상승률 추월, 이례적 현상

지난 2002년 7.1 경제관리 개선조치 이후 2년이 지난 2002년 초반 쌀값이 50원대에서 5백 원으로 상승하자 환율은 8백 원까지 상승해 쌀값 상승이 환율 상승을 주도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환율 상승은 쌀값 상승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관련 시장가격을 현지조사를 토대로 조사해온 <좋은벗들>은 지난 2월경 북한 신의주 쌀값을 1kg당 1,200원 수준으로 보고했다. 한국은행도 쌀값이 최근 750∼900원대로 안정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 이번 환율 상승을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유로당 환율이 2,200원이었지만 11월이 경과하면서 1,600원으로 안정된 흐름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갑작스런 상승이 이루어진 것은 추가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북한 암시장 거래 환율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초과한 것은 북한 원화의 통화가치에 대한 불신이 주민들 사이에 팽배해지면서 유로나 달러를 집중 매입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중순경 <데일리엔케이>는 북한 고위관리의 ‘유사시에는 달러만이 살길이다’는 발언을 인용, 고위층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달러 열풍을 보도하기도 했다.

환율 상승 못막으면 사회 혼란 부추겨

최 연구위원은 북한 내 물가 상승에 대해 “환율 상승을 불러오는 인플레이션은 화폐량 문제라기보다는 시장화가 빨리 진행됨에 따라 화폐 유통 속도가 대단히 빠른 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당국이 공채를 발행하는 등 여러 가지 조치를 취했지만 충분한 공급이 확보되지 않는 한 가격안정은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 북한 내부에 충분한 물자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인플레이션을 동반한 환율 상승은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을 방치할 경우 북한 경제개혁이 사회 혼란으로 이어질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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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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