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확전가능성 대비했나?…”주민 화생방 장비 검열”

북한의 각 도(道) 당위원회 민방위부가 지난 10월 중순경 개별 인민반에 ‘유사시에 대응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라’는 지시를 내리고, 노농적위대원들의 준비정도를 철저히 점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30일 “지난 10월 중순 도당 민방위부에서 인민반에 ‘유사시에 대응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라’는 포치가 있었다”면서 “이에 따라 인민반별로 적위대원을 대상으로 사상·물질적 준비 점검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교도대는 훈련기간 후방 군단의 지휘를 받지만 적위대는 도 민방위부 관할로 직장과 인민반별 편제를 하고 있다. 따라서 화기를 제외하고는 비상소집시 직장이나 인민반별로 전투태세 준비물이 할당돼 있다. 


소식통은 “포치에 따라 인민반별로 ‘준비완성을 촉구하는 회의’가 진행됐고, 11월 초부터 인민반장은 각 가정을 방문해 적위대원의 준비정도를 구체적으로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는 12월1일부터 다음 해 4월까지 진행되는 동계훈련을 앞두고 추수가 끝나는 10월 중순경 민방위부 포치를 통해 훈련 준비에 착수한다. 그러나 올해처럼 각 가정을 일일이 방문해 적위대의 ‘준비정도’를 점검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상당히 오래전부터 11.23 연평도 공격에 대한 계획을 확정해놓고, 만약에 모를 한국군의 반격에 대비한 주민들의 대응책까지 준비해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민방위부는 적위대원에게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보관할 수 있는 관(비닐소재, 전시보관용)과 마스크(핵·화학전 대비), 봇나무껍질(불을 붙일 때 사용), 말린 된장, 건식(튀긴 옥수수, 건빵 등), 쌀 최소 3일분, 의약품(감기약 등), 솜신발과 솜바지 등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인민반장은 각 가정을 방문, 지시사항 준비정도를 점검했다. 특히 마스크에 대해서는 과거와 달리 눈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감쌀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모양을 제시하고, 천·솜·천·솜·천순으로 덧붙여 만들도록 지시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또한 인민반별로 “‘장군님만 믿고 따르면 우리는 반드시 이긴다’ ‘미 제국주의와 한 하늘 아래서 살 수 없다’ 등의 교양이 있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특히 “이번 동계훈련 준비점검은 1993년 준전시상태를 선포했을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주민들 사이에선 전쟁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팀 스피리트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있었던 1983년과 1993년 1차 핵위기 등에서도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바 있다. 당시에도 민방위부에선 적위대원들을 상대로 준비정도를 구체적으로 점검하고, 비상소집령을 내린바 있다.


이에 대해 북한 교도대 장교 출신 한 탈북자는 “민방위부에서 해마다 동계훈련 준비차원에서 이런 지시를 내려보내고 있지만, 이번처럼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검열한 적은 처음”이라며 “특히 인민반에서 직접 가정을 방문해 적위대원의 준비정도를 검열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은 연평도 도발 직전인 23일 오전 교도대와 적위대 등 민간무력에 ‘비상소집령’을 하달하고, 비상식량까지 준비해 진지 차지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이번에 확인된 민방위부의 10월 지침은 적위대 비상소집과 함께 연평도 도발이 사전에 치밀한 준비아래 전개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낳고 있다. 특히 정규군이 아닌 예비전력에도 화생방용 마스크 준비 등 실제 전투준비 태세를 점검한 것을 볼 때 확전 등의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을 가능성도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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