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판 해거드 교수 ⓒ데일리NK |
이와 동시에 장마당을 통제해 주민들의 사(私)적 거래를 봉쇄하는 통제정책을 실시하면서 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북한 주민들의 경제 생활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최근에는 식량 가격마저 폭등세를 보여 북한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스테판 해거드(Stephan Haggard) 미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20일 데일리NK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은 화폐개혁의 효과를 과소평가했지만,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2010년 북한이 경제적으로 상당히 힘든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거드 교수는 북한이 지난해 말 단행한 화폐개혁은 “2002년의 경제개혁 조치보다 덜 계획적이다. 시장 활동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경을 통한 무역 또한 제한하고 있다”며 화폐개혁의 부작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농민들은 물건(식량)을 시장에 내다 팔기 보다는 소비만을 하고 있어 식량 공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식량난 발생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이러한 위기가 올 한해 계속된다면 북한 정권은 국제사회에 더 고분고분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거나 경제개혁의 방향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 당국의 주요 관심사는 주민들의 이익이 아닌 정권 보호이기 때문에 그렇게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단언했다.
해거드 교수는 이 외에도 미북관계와 관련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신호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평화협정 회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미국이 북핵 문제가 논의되기 전에 평화협정을 체결하거나 혹은 협상장에 들어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북한이 6자회담 과정에 돌아가야 한다는 미국의 정책은 아직도 강경하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유화적인 대외정책 방향을 밝힌 것과 관련 “북한이 전략을 바꿨는지, 아니면 단지 전술만을 바꿨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어쨌든 북한은 2차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국으로의 지위을 명확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입지가 강해졌다고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북한은 2차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에 상당히 놀랐을 것으로 짐작된다”며 “중국의 협조에도 불국하고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여기에 지난해의 농사 실패와 화폐개혁으로 인한 진통도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분명히 기억해야 할 점은 제재의 목적이 단순히 북한에 압력을 가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제재는 북한의 핵확산 활동을 저지하는 불가피한 방어 활동이다. 북한 핵문제는 단순히 지역적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란 핵개발과 연관된 국제적 이슈”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점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와 동시에 대화도 병행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미중간의 협조에 대해서는 “중국의 지도부는 북한 문제를 여전히 미국의 문제로만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중국은 북한 문제 해결에 상당한 책임이 있을 뿐 아니라 한반도의 위기 상황은 중국의 국가적 관심 대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기본적으로 경제협력과 조용한 외교를 통해 북한을 회담에 돌아오도록 설득하고, 경제개혁을 하도록 유인하려 하고 있지만 미국은 중국이 북한에 더 많은 원조를 제공하는 것보다는 단호하게 접근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아직은 북한 문제에 대한 양국간 입장차가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