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폐개혁 이것이 궁금하다 Q&A

북한이 1일 화폐개혁을 공식 선언함에 따라 그 영향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화폐개혁과 관련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본다.


1. 북한 화폐개혁은 이번이 처음인가?


북한은 1947년 12월 북조선인민위원회 법령 제30호에 따라 일제 시대 발행 통용되던 화폐중 보조화폐를 제외한 전 화폐를 1대1 비율로 교환했다. 1949년 5월 새 보조화폐가 발행됐으며, 1949년 8월 15일 이후에는 ‘조선중앙은행’ 발행 화폐만 통용되고 있다.


1959년 2월 13일 제2차 화폐개혁이 단행됐다. 내각 결정 11호에 따라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 억제, 새로운 재정금융 토대 구축 및 새 경제계획 실시에 따른 투자재원 확보’를 목적으로 구화폐과 신화폐를 100대1의 비율로 교환했다.


1979년 4월 7일 중앙인민위원회 정령에 따라 제 3차 화폐개혁이 진행됐다. 금액의 제한 없이 1대1 비율교 교환됐다. 기관, 기업소, 협동 단체는 보유화폐를 은행에 입금시킨 후 필요한 만큼 새 돈을 지불받았다.


1992년 7월 15일 중앙인민위원회 정령에 따라 제4차 화폐개혁이 단행됐다. 북한 주민들은 이때부터 화폐개혁에 대한 공포를 갖게 됐다. 신화폐와 구화폐의 교환 비율은 1:1이었지만  당시 북한 은행들은 만 17세 이상 성인에 한해 1인당 300원까지만  교환해 줬다.


기타 개인이 가지고 있던 돈들은 2만원 한도까지 적금으로 받아주었으나 다음해 3월까지 인출해주지 않다가 각 세대당 4천원까지만 인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나머지 돈은 은행에 돈이 없다는 이유로 출금해주지 않았다.  


2. 이번 화폐개혁의 핵심 내용은 무엇인가?


구화폐와 신화폐의 교환비율이 100대 1이다. 또 구화폐 교환 가능액수를 1가구당 15만원으로 못박았다. 북한 당국은 조선중앙3방송을 통해 12월 1일부터 6일까지 화폐를 교환할 수 있다고 주민들에게 통지했다. 1가구당 구화폐 30만원까지 적금으로 예치가능(출금은 신화폐로 예정)토록 했다. 


3. 주민들이 충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신구화폐 교환액수를 ‘구화폐 기준 15만원’으로 못 박고 있기 때문이다. 15만원 이상의 돈은 휴지조각이 되는 셈이다. 또 북한 은행들이 1가구당 30만원까 적금형식으로 예치할 수 있다고 발표됐지만 1992년 사례로 볼 때 북한 은행들이 순순히 출금해 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결과적으로 주민들이 장사를 통해 모은 구화폐는 대부분 못 쓰게 된다.


4. 북한 당국은 왜 ‘구화폐 15만원’을 한도로 정했나?


정확한 이유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북한에서 15만원은 여러가지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최근에 한 달 생활비로 15만원 정도를 지출할 수 있는 사람들을 ‘중간층'(중산층)이라고 부른다. 또 시장 매대에서 장사를 하려면 최소한 현금 15만원 정도는 보유할 수 있어야 한다. 상징적인 의미에서 ’15만원’은 북한에서 최소 생계비, 최소 자금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당국은 그외 액수는 자본주의적 요소에 따른 ‘자본 축척’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보인다.


5. ’30만원 적금’은 무슨 의미인가?


북한 당국은 구화폐를 갖고 있는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는 한편, 북한 은행들이 당장 운용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두가지 장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목표로 150일 전투-100일 전투를 벌이고 있으나 심각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100일전투는 ‘평양 주택 10만호 건설’과 같은 대규모 건설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러한 건설사업 분야에 투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6.화폐개혁을 통해 개인들의 ‘장농현금’을 국가가 몰수하는 효과가 있는가?


북한의 부유층은 북한 화폐가 아니라 달러, 유로화, 위안화등 외화나 금과 같은 귀금속 류로 재산을 보관한다. 북한 화폐는 신뢰도가 너무 낮아 재산 저장의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유층과 극빈층은 이번 화폐개혁에 별 피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화폐개혁으로 피해를 입는 계층은 북한의 중산층들로써 향후 북한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더욱 부채질 할 것이다. 


7. 시장물가에는 영향이 없나?


지금 북한 시장에서는 국정가격이 아닌 시장가격에 따라 물건이 거래된다. 화폐개혁에 따라 시장물가도 1/100 수준으로 그 단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당국이 화폐개혁 기간 시장거래를 중단시키는 등 1~2개월 정도는 적지 않은 혼란이 있다. 또한 올해 북한의 작황상황이 지난해에 비해 10~15% 감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시장거래가 사라지지 않는한 시장물가는 일정한 선에서 기준점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함으로써 북한 시장물가 수치가 낮아지는 효과도 예상된다. 시장주변에서 거래되는 외화(달러, 유로화, 위안화) 역시 시장환율에 따라 유통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안정될 것이다.


8. 화폐개혁 때문에 시장이 위축되는 일은 없을까?


북한의 시장은 주민들의 식량 및 생활 필수품이 유통되는 유일한 장이다. 때문에 북한 당국의 식량배급이나 임금지급 정상화 조치 등이 전제되지 않는한 화폐개혁을 이유로 시장이 축소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북한 당국이 올해 초 부터 상설시장을 10일마다 열리는 농민시장으로 전환하고 공산품은 국영상점에서 거래토록 한다는 시장 철폐 정책을 발표했는데, 화폐개혁이 이러한 시장 통제 정책의 연장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북한 당국이 전면통제를 실시하지 않는한 시장은 스스로 일정한 특유의 자정기능을 갖고 유지될 것이다.


9. 북한 당국의 추가 가격조치가 단행될까?


가능성이 높다. 화폐가치가 1/100로 줄어들어으니 임금을 비롯한 국정가격의 조정도 불가피 하다. 화폐개혁 충격이 어느정도 해소되는 시점에서 북한 당국의 가격조정 조치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10. 북한의 인플레이션이 이렇게 증가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북한 당국의 통화정책 실패에 기인한다. 북한 당국은 90년대 후반 이후 필요할 때마다 화폐를 찍어내 북한 내부에 유통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시중 통화를 수거해 통화량을 조절할 수 도 없었다. 또한 주민들의 생활에서 달러, 유로화, 위안화의 사용비율이 높아진 것도 북한 화폐가치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2004년 북한 시장 쌀 가격이 kg당 800원대 였다. 당시 위안화 시장환율은 1위안(元)당 북한 돈 220원대 였는데 2009년 11월 현재 쌀 가격은 kg당 2200원, 위안화  환율은 1위안당 북한 돈 600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비율을 볼때 북한의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11. 남북경협에는 어떠한 영향이 있나?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경협의 대가는 모두 달러로 지급되고 있기 때문에 남북경협 차원에서는 특별한 영향이 없을 것이다. 남측에서 지급하는 달러가 북한 내부에서 유통되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분석된다.


12. 종합적으로 이번 화폐개혁은 어떻게 평가될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북한당국의 ‘집행력’이다. 과거 북한은 화폐개혁을 단행했던 당일 ‘내각 결정’ 혹은 ‘중앙인민위원회 정령’을 근거 삼아 노동신문을 비롯한 관영 매체를 통해 사실을 공표했다.


그러나 이번 화폐개혁의 경우 북한 관영매체의 대외 공식발표가 아직까지 미뤄지고 있고, 내부 주민용 조선중앙3방송을 통해서만 지침이 전달됐다. 물론 당조직과 인민반 체계를 통해 전국에 하달됐으니, 북한 내부에서는 ‘공식화’된 셈이다.


북한당국의 이런 동향은 1992년 화폐개혁 당시 북한 주민들 및 중국 조선족 상인들의 반발이 거셌던 점을 의식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화폐개혁으로 북한당국은 심각한 민심이반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1992년 경험을 되살려 화폐개혁을 단행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주민들은 더 이상 ‘사회주의 공화국의 공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간 자신의 피와 땀으로 재산을 모아왔던 주민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1992년에 비해 더 큰 박탈감과 배신감을 느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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