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혼란·폭력사태 오면 국제문제로 제기해야

중국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분석하면 북한 (혼란상황 또는 급변사태)에 개입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된다면 실이 득보다 더 많다. 그렇지만 북한이 혼란에 빠질 경우 남한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중국측이 할 수 없이 개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북한과 같은 나라에서의 장기적인 혼란은 동북아 안정과 세계 질서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위협할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비롯한 핵자료 확산, 핵기술 확산, 대량 살상무기 확산 등은 제일 중요한 위협이지만 다른 위협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남한측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는다면 중국 결정권자들은 북한에 진출하고 북한에서 친중국 정권을 설치할 것을 국가의 이익과 안정을 위해서 필요한 조치로 볼 근거가 있을 것이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결코 바람직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물론 친 중국정권은 1989년 동유럽 공산당 정권처럼 시민혁명 때문에 나중에 붕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권이 더 수십 년 동안 그대로 지속된다면 한민족의 분단이 영구화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우리는 중동이나 남미를 통해 이러한 전례를 이해할 수 있다. 똑같은 언어와 문화를 갖춘 이들 국가 주민들은 정치대립 때문에 분단되고 오랫동안 분단된 채 남아 있었기 때문에 같은 역사적인 뿌리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민족의식이 확립되었다. 중동이나 남미에서 가능한 일은 한반도에도 있을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기 어렵다.


그래서 한민족의 장기적인 이익을 고려하면 북한 국내 위기를 통일을 이룩할 기회로 포착하고 분단의 영구화를 가로막아야 된다. 그러나 남한측은 중국 개입 시나리오를 가로 막을 방법이 있을까?


필자가 보기에는 가능한 방법 중에 하나는 북한문제의 국제화이다. 물론 남북한 국민들의 장기적인 이익을 고려하면 북한 문제의 국제화는 제일 바람직한 전술은 아니다. 한국이 일반적으로 한반도 북반지역에 대한 주권을 강조하면서 북한에 대한 통제를 얻으면 더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위에 말한 바와 같이 한국 정부는 이렇게 할 의지나 능력이 없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북한 문제의 국제화는 위성 국가의 창립을 야기할 중국개입보다 덜 나쁜 해결방법으로 볼 수 있다.


북한 문제의 국제화는 혼란과 폭력에 빠진 북한에서 치안에 대한 책임을 질 세력을 대한민국이나 중화인민공화국이 아니라 국제사회로 만들자는 이야기이다. 국제화의 경우 북한에서 치안작전을 할 세력은 유엔 이름으로 파견될 평화유지세력이다.


물론 유엔 기구의 특성을 고려하면 의사결정이 느리고 효율성이 낮아서 주로 상징적인 역할만 하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실제 결정을 내릴 기관은 북한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국가들이 참석하는 6자회담, 아니면 6자회담을 중심으로 한 위원회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국제 평화유지작전은 한국 관점에서 보면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중국군이 평화유지세력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국제 메커니즘을 통해서 중국의 행동을 어느 정도 통제,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 평화유지 작전이면 중국군이 통일을 원하는 세력을 공개적으로 진압하지 못하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존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국제작전 기간을 명쾌하게 제한해야 하는데 이 기간이 만료한 다음에 중국 군대가 한반도에서 철수할 것이다. 그 후에 한반도 북반부의 미래를 결정할 방법으로 북한 주민들의 투표를 제안한다면 합리주의적인 요구인데, 중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이러한 제안을 받지 않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국민 투표의 경우 북한 사람 대부분은  남한과의 통일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남북통일의 길을 열어 주는 방법이다.


역설적으로 중국도 북한 문제의 국제화를 반대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 첫째로 이런 경우 중국은 핵 확산을 비롯한 많은 위협을 성공적으로 가로 막을 수 있다. 둘째로 이러한 작전은 유엔의 허락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중국은 팽창주의 국가처럼 보이지 않을 것이다. 셋째로 미국, 남한, 일본 등 여러 나라들이 후원금을 제공할 경우 중국이 얻을 재정적인 부담도 일방 작전보다 훨씬 작을 것이다.


물론 중국은 자신의 이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강대국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통일을 허용한다는 조건 하에 서울에서 양보를 얻으려 노력할 것이다. 중국 측 학자들과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중국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미 짐작할 수 있다.


첫째로 중국은 전쟁국가로 본 미국의 영향력 확산을 막으려 노력할 것이다. 통일을 포용하는 값으로 중국은 한반도에서 미군의 철수를 요구할 수 있다. 적어도 중국은 DMZ이북 지역에 통일 이후 미군 기지와 시설이 절대 주둔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주장할 것이다.


둘째로 중국은 분단시절에 중국 법인, 개인이 얻은 경제권을 통일 이후에도 인정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수많은 중국 회사들은 북한에서 채굴권과 인프라 개발권을 비롯한 다양한 경제권을 얻었다.


셋째, 중국은 한중 국경 보장을 요구할 것이다. 최근에 한국에서 간도문제에 대한 주권 주장 때문에 중국측은 한반도 통일에 대한 우려가 더 심해졌다. 그래서 대한민국 정부는 통일 이후에도 중-한 국경을 인정하겠다는 약속을 필요로 할 것 같다.


필자가 보기에 이러한 양보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통일이란 민족의 위대한 과업에 비하면 미미한 대가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필자는 통일의 미래에 대해서 비교적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북한에서 폭력적인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고 중국이 개입을 시도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사실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정확하고 냉정한 분석과 외교를 통해서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통일 국가의 기반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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