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호랑이 새끼’ 쉽게 안 내놓을 것”

1990년대 초반 북.일 국교정상화 협상의 일본측 대표를 지낸 엔도 테츠야(遠藤哲也)씨는 21일 “핵이 가지는 정치적 힘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북한이 핵실험까지 단행해 손에 넣은 ‘호랑이 새끼’를 그렇게 간단히 내놓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엔도씨는 극동문제연구소와 일본의 세이가쿠인(聖學院)대학종합연구소 일.한현대사연구센터가 공동 주최한 한.일.중 국제학술세미나에 앞서 배포한 발제문에서 “제1차 핵위기를 통해 초강대국 미국을 교섭의 테이블로 끌어들인 것은 핵의 힘이며, 북.미기본합의서를 얻었던 것도 핵”이라며 이렇게 예상했다.

그는 ‘일.북 교섭의 경과와 전망’ 제하의 주제발표를 통해 “경제적 파탄 상황이고, 남북간 군사균형상 열세인 북한에 핵은 ‘호랑이 새끼'”인 셈이라며 “북한이 정말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일본의 안전보장에 직접 관계되는 문제이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일.북 국교정상화란 있을 수 없다”며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시작된 6자회담은 회합을 거듭하고 있지만 향후 초점이 축소되는 것에 따라 난항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일본인 납치문제도 북.일 국교정상화 협상의 “커다란 난관”이라고 지적하며 “만약 6자회담을 통해 핵문제가 진전된다면, 또 북.미 관계가 정상화를 향해 움직인다면, 납치문제는 절실한 문제로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북 국교정상화 교섭이 본격화될 경우 “최대 문제는 경제협력 금액과 공여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교섭의 앞길에 가로놓인 장애물이 너무 많고 높기 때문에 신중한 낙관주의자인 필자조차 도저히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강인덕 극동문제연구소장은 ‘북핵문제 해결없이 동북아 평화는 없다’ 제하의 주제발표문에서 “현 시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의 첫째 의제는 북핵 문제여야 하며 (2.13합의의) ‘다음 단계 조치’에 도움을 주는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는 한 그 어떤 문제를 논의해도 평화에 기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남측이 마샬플랜에 버금가는 경제지원을 제의하는 식의 대화가 진행된다면 의문의 여지없이 6자회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북한 당국이 북핵폐기 요구를 거부하거나 합의 실행을 지연시킬 만한 정치적.경제적 여력을 갖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북 협상에서 ‘당근과 채찍’의 병용을 주장하며 “한.미.일을 비롯한 주변국가는 북한에 대해 ‘앞으로 나아가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정치적.경제적.군사적 압박의 실체를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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