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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도 혜산시 장마당(시장)에서 일체의 의약품 판매를 금지시키는 극단적인 조치로 주민들의 고통이 크게 가중되고 있다고 내부소식통이 30일 알려왔다.
소식통은 “8월부터 약품 판매를 금지시켰지만, 형식적인 단속에 그쳤는데 비사그루빠(비사회주위 검열 그룹) 활동이 시작된 9월 이후부터는 장마당에서 일체의 약품을 찾아 볼 수 없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장마당에서 약품을 판매하는 행위는 국가 의료체계를 흔드는 자본주의 방식이라며 판매를 금지한다는 입장을 계속 밝혀왔다. 그러나 단속은 대부분 형식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양강도에서 비사그루빠 검열이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시장에서 자본주의 요소를 척결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면서 대부분 중국과 한국 제품인 약품에도 단속의 손길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 일부에서는 중국산 저질 의약품으로 피해자가 속출하자 당국이 단속을 강화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의약품 단속이 시작되자 약장사들은 안면이 있는 일부 주민들에게 제한적으로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도 크게 올랐다. 한 알에 20원이던 중국산 정통편(正痛片-아스피린)은 30원으로 올랐다. 찌클린(설사약) 한 통이 150원에서 300원, 페니실린도 120원에서 200원으로 올랐다고 한다.
특히 밀수를 통해 들어오던 포도당을 비롯한 점적주사(링게르) 계통의 약품들이 검열로 밀수가 중단되어 값이 엄청나게 뛰고 있다.
지난 8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 양강도 혜산시에서 진행된 비사그루빠 검열은 중앙당과 중앙검찰소, 국가보위부, 인민보안성이 공동으로 추진한 합동검열이다. 주로 간부들의 부정부패와 휴대폰 단속, 시장 단속 등 강도 높은 검열이 이뤄져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한다.
대북지원단체인 ‘좋은벗들’은 지난 10월 소식지에서 “양강도에서 올해 8월 중순부터 비사그루빠 검열로 감옥에 같힌 사람만 30명이 되고 시장단속이 강화되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 의약품 판매를 전면 중단시키자 주민들은 물론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사들까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소식통은 “사람들이 약을 사려면 약장사의 집을 찾아가야 하는데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면 절대로 팔지 않는다. 약품단속을 하니 값도 껑충 뛰어 장사꾼들이 부르는 게 값이다”고 했다.
“병원에 가도 약이 없고 의사들이 무슨 약을 가져오라고 해도 살 방법이 없다”면서 “의사들도 ‘아픈 사람 눈 뜨고 구경만 하란 말이냐’고 항의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시장에 나도는 의약품은 대다수 중국산 밀수품이다. 당 간부들이나 병원, 군부대 간부들이 불법으로 약을 유출하는 경우도 있다.
소식통은 주민불만이 높아지자 시당위원회에서 “사회주의 사회에서 의약품은 병원에서 보장하게 되었으나 일시적인 고난을 이용해 일부 불건전한 사람들이 국가의 의약품을 몰래 빼내 개인 돈벌이를 하고 있다”며 의약품 판매를 중단시킨 원인을 설명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