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협상’ 의지 표출?…“국제고립 위기 모면 상투적 수법”

진행 : 북한 매체에서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한 달 만에 처음으로 ‘협상’을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연일 비난 성명과 강도 높은 도발 행위로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위협을 해왔는데요. 그러던 중 돌연 협상에 뜻을 내비쳐,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5일 <노동신문 바로보기>에서는 북한이 대북제재 이후 처음으로 ‘협상’의 뜻을 내비친 것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탈북자동지회 서재평 사무국장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국장님 안녕하십니까?

1. 북한은 지난 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국방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발표 내용을 보면 현 사태에 대해 “일방적 제재보다는 협상마련이 근본적 해결”이라며 ‘협상’의 뜻을 내비쳤습니다. 여기서 ‘협상’은 무엇을 의미하는 건가요?

네, 그 ‘협상’은 대화를 의미하는 거죠. 일방적인 제재보다 대화를 통한 화해를 원한다는 의도를 내비친 겁니다. 즉 일방적 대북제재 보다는 협상을 마련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주장을 한 것이죠.

1-1. 긴장이 높아진 한반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이 출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일종의 ‘출구 전략’으로 봐도 될까요?

북한은 항상 대미·대남 관계에서 주도권을 쥐고 나가려는 의도를 갖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계속 긴장을 끌고 가지 말고, 미국이 긴장을 악화 시켰으니까 결자해지 차원에서 미국이 출구를 터놓으라는 의미죠. 긴장 악화의 책임이 북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 있다고 책임을 전가 하면서 북한이 먼저 대화제의를 했다는 선전을 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2. 대북제재 이후 한 달이 지난 시점입니다. 이 시점에 우회적으로 협상에 대한 뜻을 내비친 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한 부담감이 상당부분 작용한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북한으로선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 했던 국제제재, 즉 가장 아픈 제재를 받은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북한은 그 영향을 분명히 계산을 하고 있을 겁니다. 이 제재가 오래 동안 지속되면, 노동신문이 ‘고난의 행군’을 언급했듯, 경제가 상당히 어렵게 되고 권력 지도층에 심각한 타격이 가해진다는 것을 타산하고 있어요. 그래서 오래 가기 전에 제재를 풀려고 하는 의도에서 협상을 내 비친 겁니다.

국방위원회 담화 제목 자체가 제재 붕괴입니다. 초강도 제재라도 자국의 정책을 가로막지 못 한다고 시작해 놓고, 그 안에서는 일방적인 제재보다는 협상마련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했죠. 이 부분은 북한이 유엔 제재의 효과를 벌써 체감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자기네가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더 곤란하고 힘든 환경에 직면하게 되니까 미리 (대화) 제안을 하는 겁니다. 

2-1. 당 대회가 이제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당 대회 준비를 위한 경제적 부담감에서 이런 태도 변화가 나온 것 같은데요.

그럴 수도 있죠. 당 대회를 높은 경제 성과로 맞이해야 할 텐데, 대북 제재가 당 대회까지 지속 되면 3개월째가 이어지는 것이잖아요? 북한 시장의 물가를 보면 변동사항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휘발유와 디젤유 가격이 급등했다고 데일리NK 소식에도 나왔습니다. 이는 수입 품목에 물가 상승이 시작됐다는 것이고, 이렇게 되면 다른 물품의 가격도 분명히 오릅니다. 이렇게 되면 북한의 내부 상황이 굉장히 불안해지고 노동당 대회를 맞이하는 민심도 아주 흉흉해 질 겁니다. 

북한은 이처럼 민심이 동요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또 당 대회에서 북한의 긴장 악화에 대한 책임이 당국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인한 것이 아니라, 미국에 있다는 구실을 만들기 위해서 대변인 담화에서 협상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한 것 같습니다. 당 대회를 위해서 내야하는 성과와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것을 막고, 주민들의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서 이런 태도 변화가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3. 연일 비난성명을 내고 위협을 해오던 북한이 돌연 태도를 바꾼 의도가 무엇일까요?

북한은 내부적으로 굉장히 불안전한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주민들이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는 상태인데다, 이미 주민들이 대북제재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 버렸습니다. 특히 개성공단 폐쇄가 수소탄 실험 때문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아버렸죠. 특히 북한이 전전긍긍하는 부분이 또 하나 있습니다. 이번 대북제재에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했잖아요. 이 부분을 북한은 현재 숨기고 있습니다. 

얼마 전 간부들용으로 나온 강연제강이 보도가 된 적 있는데, 거기에는 중국의 제재 동참을 핵 폭풍으로 몰아가자고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간부들용으로 나온 것이고 주민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이 직접 말했는데요, 중국이 제재에 동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민심이 크게 동요할 것이라고요. 그래서 이 사실을 숨기고 있습니다.

국경지역 사람들은 밀무역이든 정식무역이든 간에 중국과의 거래를 통해서 민생이 이어지는데 중국이 제재에 동참한다는 것은 이 사람들의 생존수단 차단이 되는 거죠. 주민들은 북한과 중국의 무역으로 한 명이 열 사람을 먹여 살린다고 하는데, 중국이 제재에 동참해 밀무역마저 막히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생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4. 대북제재 이행에 대한 실제 주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앞서 말했듯 북한 사람들은 한 사람이 거래를 하면 열 사람이 먹고 산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중국이 제재에 동참함으로써 거래를 못 하게 되면 수많은 사람들의 생존이 가로막히는 현실이 초래될 겁니다. “이젠 어떻게 하느냐”는 반응들도 나오고 있죠. 당장은 보이지 않지만 제재가 지속돼 광업수출 등 북중 거래가 중단되면 그로 인해서 물자 교역량이 줄어들지 않겠어요? 그럼 당연히 중국과 무역을 통해서 먹고 사는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와 앉게 되는 거죠. 이런 차원에서 민심이 굉장히 흉흉해 지고 있습니다. 

5. 관건은 북한의 변화 움직임이 실질적인 대화 국면으로 이어질 지 여부입니다. 실제로 북한이 대화할 마음이 있어서 이런 성명을 발표한 걸까요? 

북한이 대남 도발을 해 놓고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쓰는 상투적인 수법이 있죠. 자국이 도발을 해 놓고 한반도 긴장 악화는 평화통일에 좋지 않다며 대화를 제의하는 수법을 많이 써 왔잖습니까. 북한 주민들도 대북제재는 김정은 정권의 무모한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로 인한 것이라는 걸 알아야 하는데, 그럼에도 북한은 (현재 긴장 상황의) 책임이 마치 미국에 있는 것처럼 전가하고 있어요. 북한은 더 이상 핵 실험이나 장거리 로켓을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대화를 제의해야 하는데, 이번 협상 제의는 그저 일방적인 제의일 뿐이며 정권의 진심이 아닌 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수법인 겁니다.

진행: 지금까지 서재평 사무국장과 함께 대북제재가 이행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북한 매체에 등장한 북한의 변화된 태도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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