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협상유도 다각적 외교노력 본격화

말레이시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북한을 협상장에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외교노력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특히 미국은 최근 뉴욕 채널을 통해 북한이 6자회담 프로세스에 참가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과 중국의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은 26일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KLCC)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6자회담의 모멘텀을 살리는데 양국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반 장관은 회담을 마친 뒤 “북한에 대해 대화의 틀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6자회담 참가국들이 6자든 다른 어떤 형태로든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이라며 “중국이 북한을 뺀 5자회담에 대해서는 유보적 입장이지만 5자가 아닌 7, 8자 등 다른 형태의 관련국 회동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리 부장은 “6자회담에 북한이 참가하는 것이 북한 자신에게도 이익이며, 6자회담의 다른 모든 참가국들에게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6자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에 공헌하는 길이기 때문에 6자 모두가 하루 빨리 회담에 복귀하게 되길 희망한다”며 “중국 뿐 아니라 6자회담 참가국 모두가 북한의 참가를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부의 고위당국자는 6자회담 참가국 외에 ARF 다른 회원국들도 참여하는 ’8-9자회동’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현재로서 5자나 6자회동의 성사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중국과 북한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8자나 9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국이 반대하기 때문에 5자는 불가능하다”면서 “6자 또는 5자가 아니면 북한의 부담도 적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ARF 회의가 열리는 28일 회담장인 KLCC에서 6자회담 참가국과 ARF 의장국인 말레이시아, 그리고 과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지원국인 호주와 캐나다 등이 참가하는 다자 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그는 덧붙였다.

정부의 또다른 당국자는 “현지에서 어떤 형태의 다자회동이 펼쳐질 지는 전적으로 북한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끝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고 회담을 거부할 경우 미국 주도의 대북 압박이 강화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이와 관련, “북한이 참가의사를 표명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아세안 관련 회의가 시작되기 전인 24일을 전후해서 뉴욕 채널을 통해 북측에 말레이시아 회의를 계기로 6자회동에 참가하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7일 오후 현지에 도착할 예정인 북한의 백 외무상의 행보가 주목된다.

특히 그가 다자회동에 참가할 지, 또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양자회동을 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경우 국면 전환 가능성은 남은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반 장관을 수행하고 있는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한국 6자회담 수석대표)은 이날 저녁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6자회담 의장), 그리고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와 각각 양자 회동을 가졌다.

정부는 남북 당국간 대화가 중단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반 장관과 백 외무상간 양자 회동을 27-29일 사이에 갖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쿠알라룸푸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