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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최근 남북 고위급 회담과 향후 대남 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을 내세웠다는 식의 간부 강연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고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19일 중앙기관과 국가보위성, 인민보안성 외무성 등 고위간부들을 대상으로 ‘현송월 대남전략’이라는 긴급 강연이 진행됐다”면서 “강연의 핵심 내용은 당(黨) 중앙이 ‘협상 주도권 확보’ ‘속도조절’이라는 철저한 원칙을 갖고 현송월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현송월을 고위급 회담과 사전 답사 대표로 선정한 건 한국 정부와 언론에서 현송월 출연에 대해 이목을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고지도자(김정은)의 숨겨둔 애인’ ‘막강한 권력자’ 등 각종 설(說)이 난무하면서 이를 활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한다. 즉 우리 당국과 언론이 북한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기 보다는 현송월이라는 개인에 집중하게 만드는 유도전략을 쓴 셈이다.
이에 소식통은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 집중하게 만들어 강력한 주도권을 확보하게 됐다고 강연자는 강조했다”면서 “이 같은 협상전략을 바탕으로 당 중앙에서 사한마다 비준을 내리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는 내용도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북한 당국이 현송월 방남을 한때 ‘중지’한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사전에 철저히 기획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간부 강연 때 이미 이같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뒤 “남조선(한국) 당국의 의지를 시험해 보려는 의도”라고 강조했다는 것.
그는 이어 “강연을 통해 오래 전부터 이 같은 계획을 짜고 있었다는 점이 분명하게 느껴졌다고 한다”면서 “앞으로도 대남 대화에서는 이 같은 주도권 확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외에도 강연에서는 ‘평창올림픽을 활용한 정상국가화 선전 전략’을 소개하면서 ‘김정은의 지도력’을 강조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강연에서는 ‘우리는 (평창동계)올림픽 참여를 통해 세계평화수호에 책임을 다하는 주권국가’로 발돋움하고, ‘김정은 동지의 탁월한 령도력을 세계만방에 확증하게 될 것’이라는 선전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당의 의도대로 지구가 돈다는 점을 뚜렷이 과시하여 당-국가-군대-인민의 일심단결을 더욱 반석같이 다지는 획기적인 계기점이 될 것”이라는 내용도 강조됐다고 소개했다.